90세 할머니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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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5 07:25 2,169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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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보다는 내일>

엄마는 내가 열두살 때두 동생과

나를 두고 돌아가셨다. 공부는 커녕

동생과 함께 남에 집 얹혀 살며

‘오늘 보다 내일은 괜찮겠지’하며 지냈다.

결혼 후 남편과 아들이 하늘나라 가고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어려움

살기 위해 식당일도 열심히 했지만

글을 몰라 늘 무시하고 배신당하고

돈 떼먹고 도망가고 사기치고...

한글교실 똑똑똑~

시간만 되면 자음, 모음 읽고 쓰고

희망과 자신감을 갖고 공부했는데

코로나19로 멈춰선 요즈음

마스크하고 손 씻고 거리두기 지키는 것은

내가 살아온 삶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배움에 간절한 열정을 누가 막으랴

생활규칙을 잘 지키며

‘오늘보다는 내일’이라는 희망을 갖고

또래들 만나서 즐겁고 재미있게

공부했던 평범한 날이

빨리 올 수 있으리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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