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마크
  • 접속자 69 (2)
  • FAQ
  • 1:1문의

수다

전국의 부장님들께 드리는 글

907 2017.01.11 08:53

짧은주소

본문

[문유석 판사의 일상有感]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
중앙일보 2017.01.10 00:38

새해 첫 칼럼이다. 거창하기만 한 흰소리 말고 쓸모 있는 글로 시작하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부장 직함을 달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나 자신을 포함한 전국 다양한 직장의 부장님들 및 이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분들이 명심할 것들을 적어 보겠다. 경어체가 아님을 용서하시라.

저녁 회식 하지 마라. 젊은 직원들도 밥 먹고 술 먹을 돈 있다. 친구도 있다. 없는 건 당신이 뺏고 있는 시간뿐이다. 할 얘기 있으면 업무시간에 해라. 괜히 술잔 주며 ‘우리가 남이가’ 하지 마라. 남이다. 존중해라. 밥 먹으면서 소화 안 되게 ‘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자유롭게들 해 봐’ 하지 마라. 자유로운 관계 아닌 거 서로 알잖나. 필요하면 구체적인 질문을 해라. 젊은 세대와 어울리고 싶다며 당신이 인사고과하는 이들과 친해지려 하지 마라. 당신을 동네 아저씨로 무심히 보는 문화센터나 인터넷 동호회의 젊은이를 찾아봐라. 뭘 자꾸 하려고만 하지 말고 힘을 가진 사람은 뭔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뭔가를 할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해라.
부하 직원의 실수를 발견하면 알려주되 잔소리는 덧붙이지 마라. 당신이 실수를 발견한 사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위축돼 있다. 실수가 반복되면 정식으로 지적하되 실수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인격에 대해 얘기하지 마라. 상사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처음부터 찰떡같이 말하면 될 것을 굳이 개떡같이 말해 놓고 찰떡같이 알아들으라니 이 무슨 개떡 같은 소리란 말인가.


술자리에서 여직원을 은근슬쩍 만지고는 술 핑계 대지 마라. 취해서 사장 뺨 때린 전과가 있다면 인정한다. 굳이 미모의 직원 집에 데려다 준다고 나서지 마라. 요즘 카카오택시 잘만 온다. 부하 여직원의 상사에 대한 의례적 미소를 곡해하지 마라. 그게 정 어려우면 도깨비 공유 이동욱을 유심히 본 후 욕실로 들어가 거울을 보는 요법을 추천한다. 내 인생에 이런 감정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용기 내지 마라. 제발, 제발 용기 내지 마라.

‘내가 누군 줄 알아’ 하지 마라. 자아는 스스로 탐구해라. ‘우리 때는 말야’ 하지 마라. 당신 때였으니까 그 학점 그 스펙으로 취업한 거다. 정초부터 가혹한 소리 한다고 투덜대지 마라. 아프니까 갱년기다. 무엇보다 아직 아무것도 망칠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라. 하려면 이미 뭔가를 망치고 있는 이들에게 해라. 꼰대질은, 꼰대들에게.

문유석 판사·『미스 함무라비』 저자

http://mnews.joins.com/article/21100197#home

0
좋아요!
- 후니아빠 메일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 회원등급 : 은하계/Level 103 - 건빵 : 562,674
레벨 103
짬밥 477,388

Progress Bar 50%

- 가입일 : 2014-02-24 17:32:06
- 서명 :
- 자기소개 : 후니아빠입니다.
댓글목록

zarathustra님의 댓글

오 멋지다~~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60건빵를 획득하였습니다.

NanDae님의 댓글

구구절절 바른소리네~

커지면보자님의 댓글

저렇게만 되면 좋을텐데

그게 쉽지가 않지

축하합니다. 행운의 포인트 27건빵를 획득하였습니다.

Total 13,404건 1 페이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13,404 바람둥이소년 아이디로 검색 2시간 13분전 49 0
13,403 카르페디엠 아이디로 검색 2시간 20분전 41 0
13,402 아리랑아라리요 아이디로 검색 2시간 25분전 50 0
13,401 엄마쟤흙먹어 아이디로 검색 6시간 23분전 106 0
13,400 타잔 아이디로 검색 11시간 50분전 189 0
13,399 오동통 아이디로 검색 11시간 55분전 136 0
13,398 카르페디엠 아이디로 검색 14시간 57분전 187 0
13,397 아리랑아라리요 아이디로 검색 14시간 7분전 173 0
13,396 느그아부지뭐하시노 아이디로 검색 17시간 26분전 191 0
13,395 타잔 아이디로 검색 17시간 29분전 198 0
13,394 느그아부지뭐하시노 아이디로 검색 18시간 33분전 141 0
13,393 아리송송 아이디로 검색 2018.01.18 299 0
13,392 아리송송 아이디로 검색 2018.01.18 369 0
13,391 푸코의꼬추 아이디로 검색 2018.01.18 311 0
13,390 타잔 아이디로 검색 2018.01.18 414 0
13,389 바람둥이소년 아이디로 검색 2018.01.17 305 0
13,388 오동통 아이디로 검색 2018.01.17 339 0
13,387 바람둥이소년 아이디로 검색 2018.01.17 345 0
13,386 바람둥이소년 아이디로 검색 2018.01.17 542 0
13,385 딸바보애비 아이디로 검색 2018.01.17 210 0
13,384 오동통 아이디로 검색 2018.01.17 386 0
13,383 엄마쟤흙먹어 아이디로 검색 2018.01.17 307 0
13,382 아리랑아라리요 아이디로 검색 2018.01.17 285 0
13,381 오동통 아이디로 검색 2018.01.16 299 0
13,380 아리송송 아이디로 검색 2018.01.16 240 0
13,379 타잔 아이디로 검색 2018.01.16 425 1
13,378 타잔 아이디로 검색 2018.01.16 549 0
13,377 타잔 아이디로 검색 2018.01.16 438 0
13,376 느그아부지뭐하시노 아이디로 검색 2018.01.16 264 0
13,375 털미네이터 아이디로 검색 2018.01.15 430 0
LOGIN
사이드 메뉴
설문조사
[2018년 아찌넷 회원 연령대 조사] 여러분의 나이대는?
Ranking
  • 01 Victory
    503
  • 02 레이오
    361
  • 03 trashtemp
    290
  • 04 밍키동코
    180
  • 05 redue
    171
  • 06 Prizmlove
    153
  • 07 남군
    68
  • 08 덤벼보시지이
    61
  • 09 수렉
    57
  • 10 헤리포터와아주까만여죄수
    56
  • 01 후니아빠
    562,674
  • 02 푸코의꼬추
    496,625
  • 03 곰돌아찌
    490,694
  • 04 초보매니아
    488,970
  • 05 오늘만사는놈
    458,924
  • 06 느그아부지뭐하시노
    443,486
  • 07 처음처럼
    361,104
  • 08 zarathustra
    322,339
  • 09 털미네이터
    297,948
  • 10 노페이크
    287,431
  • 01 후니아빠
    477,388
  • 02 곰돌아찌
    422,126
  • 03 푸코의꼬추
    421,419
  • 04 느그아부지뭐하시노
    375,888
  • 05 처음처럼
    336,704
  • 06 털미네이터
    252,791
  • 07 가가멜
    227,745
  • 08 바람둥이소년
    226,918
  • 09 카르페디엠
    216,261
  • 10 오늘만사는놈
    204,6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