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마크
  • 접속자 41 (5)
  • FAQ
  • 1:1문의

수다

전국의 부장님들께 드리는 글

352 2017.01.11 08:53

짧은주소

본문

[문유석 판사의 일상有感]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
중앙일보 2017.01.10 00:38

새해 첫 칼럼이다. 거창하기만 한 흰소리 말고 쓸모 있는 글로 시작하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부장 직함을 달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나 자신을 포함한 전국 다양한 직장의 부장님들 및 이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분들이 명심할 것들을 적어 보겠다. 경어체가 아님을 용서하시라.

저녁 회식 하지 마라. 젊은 직원들도 밥 먹고 술 먹을 돈 있다. 친구도 있다. 없는 건 당신이 뺏고 있는 시간뿐이다. 할 얘기 있으면 업무시간에 해라. 괜히 술잔 주며 ‘우리가 남이가’ 하지 마라. 남이다. 존중해라. 밥 먹으면서 소화 안 되게 ‘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자유롭게들 해 봐’ 하지 마라. 자유로운 관계 아닌 거 서로 알잖나. 필요하면 구체적인 질문을 해라. 젊은 세대와 어울리고 싶다며 당신이 인사고과하는 이들과 친해지려 하지 마라. 당신을 동네 아저씨로 무심히 보는 문화센터나 인터넷 동호회의 젊은이를 찾아봐라. 뭘 자꾸 하려고만 하지 말고 힘을 가진 사람은 뭔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뭔가를 할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해라.
부하 직원의 실수를 발견하면 알려주되 잔소리는 덧붙이지 마라. 당신이 실수를 발견한 사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위축돼 있다. 실수가 반복되면 정식으로 지적하되 실수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인격에 대해 얘기하지 마라. 상사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처음부터 찰떡같이 말하면 될 것을 굳이 개떡같이 말해 놓고 찰떡같이 알아들으라니 이 무슨 개떡 같은 소리란 말인가.


술자리에서 여직원을 은근슬쩍 만지고는 술 핑계 대지 마라. 취해서 사장 뺨 때린 전과가 있다면 인정한다. 굳이 미모의 직원 집에 데려다 준다고 나서지 마라. 요즘 카카오택시 잘만 온다. 부하 여직원의 상사에 대한 의례적 미소를 곡해하지 마라. 그게 정 어려우면 도깨비 공유 이동욱을 유심히 본 후 욕실로 들어가 거울을 보는 요법을 추천한다. 내 인생에 이런 감정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용기 내지 마라. 제발, 제발 용기 내지 마라.

‘내가 누군 줄 알아’ 하지 마라. 자아는 스스로 탐구해라. ‘우리 때는 말야’ 하지 마라. 당신 때였으니까 그 학점 그 스펙으로 취업한 거다. 정초부터 가혹한 소리 한다고 투덜대지 마라. 아프니까 갱년기다. 무엇보다 아직 아무것도 망칠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라. 하려면 이미 뭔가를 망치고 있는 이들에게 해라. 꼰대질은, 꼰대들에게.

문유석 판사·『미스 함무라비』 저자

http://mnews.joins.com/article/21100197#home

0
좋아요!
- 후니아빠 메일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 회원등급 : 은하계/Level 96 - 건빵 : 475,275
레벨 96
짬밥 415,353

Progress Bar 58%

- 가입일 : 2014-02-24 17:32:06
- 서명 :
- 자기소개 : 후니아빠입니다.
댓글목록

zarathustra님의 댓글

오 멋지다~~

축하합니다. 첫댓글 포인트 60건빵를 획득하였습니다.

NanDae님의 댓글

구구절절 바른소리네~

커지면보자님의 댓글

저렇게만 되면 좋을텐데

그게 쉽지가 않지

축하합니다. 행운의 포인트 27건빵를 획득하였습니다.

Total 9,174건 1 페이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9,174 바람둥이소년 아이디로 검색 23분전 14 0
9,173 타잔 아이디로 검색 8시간 0분전 141 0
9,172 바람둥이소년 아이디로 검색 8시간 13분전 147 0
9,171 털미네이터 아이디로 검색 9시간 12분전 157 0
9,170 털미네이터 아이디로 검색 10시간 12분전 153 0
9,169 곰돌아찌 아이디로 검색 11시간 10분전 180 0
9,168 카르페디엠 아이디로 검색 14시간 0분전 222 0
9,167 타잔 아이디로 검색 14시간 29분전 189 0
9,166 바람둥이소년 아이디로 검색 2017.02.27 247 0
9,165 느그아부지뭐하시노 아이디로 검색 2017.02.27 435 0
9,164 털미네이터 아이디로 검색 2017.02.27 349 0
9,163 양우민 아이디로 검색 2017.02.27 378 0
9,162 바람둥이소년 아이디로 검색 2017.02.24 228 0
9,161 바람둥이소년 아이디로 검색 2017.02.24 169 0
9,160 딸바보애비 아이디로 검색 2017.02.24 312 0
9,159 아리송송 아이디로 검색 2017.02.24 471 0
9,158 카르페디엠 아이디로 검색 2017.02.24 505 0
9,157 느그아부지뭐하시노 아이디로 검색 2017.02.24 269 0
9,156 털미네이터 아이디로 검색 2017.02.24 384 0
9,155 털미네이터 아이디로 검색 2017.02.23 370 1
9,154 털미네이터 아이디로 검색 2017.02.23 436 0
9,153 딸바보애비 아이디로 검색 2017.02.22 614 0
9,152 털미네이터 아이디로 검색 2017.02.22 556 0
9,151 아리랑아라리요 아이디로 검색 2017.02.22 813 0
9,150 푸코의꼬추 아이디로 검색 2017.02.22 555 0
9,149 엄마쟤흙먹어 아이디로 검색 2017.02.21 501 0
9,148 타잔 아이디로 검색 2017.02.21 707 0
9,147 바람둥이소년 아이디로 검색 2017.02.21 660 0
9,146 아리송송 아이디로 검색 2017.02.21 472 0
9,145 카르페디엠 아이디로 검색 2017.02.21 469 0
LOGIN
사이드 메뉴
설문조사
[2017년 2월 설문조사]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솔직히 탄핵이 어떻게 되리라 보십니까?
Ranking
  • 01 kino
    838
  • 02 털미네이터
    673
  • 03 개오대
    659
  • 04 마시마론
    619
  • 05 안졸리나졸리
    521
  • 06 타잔
    499
  • 07 카르페디엠
    463
  • 08 후니아빠
    408
  • 09 zarathustra
    399
  • 10 바람둥이소년
    386
  • 01 후니아빠
    475,275
  • 02 오늘만사는놈
    421,487
  • 03 푸코의꼬추
    398,695
  • 04 곰돌아찌
    395,267
  • 05 느그아부지뭐하시노
    345,472
  • 06 처음처럼
    336,829
  • 07 초보매니아
    311,214
  • 08 노페이크
    268,767
  • 09 가가멜
    234,666
  • 10 zarathustra
    231,997
  • 01 후니아빠
    415,353
  • 02 곰돌아찌
    355,479
  • 03 푸코의꼬추
    351,715
  • 04 처음처럼
    321,628
  • 05 느그아부지뭐하시노
    311,528
  • 06 가가멜
    227,745
  • 07 오늘만사는놈
    193,603
  • 08 털미네이터
    182,321
  • 09 카르페디엠
    171,725
  • 10 바로고
    169,4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