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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펌) 스카이 캐슬의 십자가

181 2019.08.2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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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현실로 나타난 '스카이캐슬'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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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후보자의 딸이 대학에 갈 무렵, 대한민국 대입은 그야말로 아사리판이었다. 대학은 대놓고 특목고와 강남의 '인재'들을 뽑겠다고 눈이 벌갰고, 그 '인재'들은 특출한 '소논문'과 '경시대회 입상 경력'과 이름들도 찬란한 각종 아카데미다 뭐다 하는 다양한 경험들을 작성한 수십쪽짜리 '자기 소개서'로 자신이 어느 정도의 자산과 인맥을 지닌 가문의 자제인지를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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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수험생 부모였다면 내 선택은 극단적으로 갈라졌을 것 같다. 무슨 수를 쓰든 인맥에다가 필요하면 가진 것 털어 '마음'을 만들어서라도 교수 하나 잡아 아이 이름으로 소논문을 쓰게 하고 경시대회에서 상 몇 개라도 더 집어넣었을 것이고, 그게 안된다면......... 대학에 불이라도 지르고 분신이라도 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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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논문'을 써 줄 교수를 구하지 못해, 경시대회용 학원 제대로 대 주지 못해, 자기소개서를 채울 이력을 만들어 주지 못했다면 어찌 눈이 돌지 않았을까. 그러고서 "수능 잘 보면 되잖아!!! "하고 아이에게 호통을 쳐야 했다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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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게 제도였다. 그렇게 우스운 경로로 수십만 수험생의 운명을 갈라놨던 대입이 그렇게 치러졌다는 사실은 정말 '우리 모두'가 처절하게 반성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지금은 자기소개서에 교외 수상 경력도 적지 못하고 자기소개서도 엄격한 제한 안에 써야 하며 기타 자신의 빛나는 이력을 드러낼 대목도 제한받는다. 그런데 역으로 나는 두려워진다. 그 제한이 없었을 때 대관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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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 그런데 그게 제도였다. 짬짬이 있는 집 사람들은, 정보력 가진 사람들은, 그리고 그들이 떼로 모인 특목고에서는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교수 소개해 주고 아무개 아버지 아무개 어머니 끌어대가며 스팩들을 채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에 못 미치는 나 같은 사람들은 떡고물같이 떨어지는 정보를 찾아 헤매며 굽신거리고 손 모으며 우리 애도 어떻게 좀 끼워 주십사 헤헤거렸을 것 같다. 그게 제도였으니까. 수십만 수험생들과 그 가족에게 주어진 길이었으니까. 아 물론 거기에 못끼면 그냥 소같이 공부하는 것이고. 그러다 못하면 소되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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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편하게 간 사람들이든 가랑이 찢어져 가며 그 대열에 끼려고 발버둥쳐서 다행히 목적을 이룬 사람들이든 '범죄'를 저질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유죄라면 대한민국이 유죄고 특목고를 겁없이 확산시키고 소논문이니 독서 이력이니 하는 있는 집 대잔치 대입 전형을 창조했던 참여정부가 유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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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게도 나라가 그 길을 열었다. 나이가 차고 때가 돼서, 또 자식이 그래서 수많은 이들이 그 길을 갔다. 그들에게 부정(不正)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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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코 떳떳해서는 안된다. 그 제도 하에서 밀려나고 떨어지고 피눈물 흘려야 했던 사람들이 지천인데 거기서 변명이 "불법은 없다."여서는 안된다. "논문 쓴 게 대입에 도움 안됐다."는 식의 해명은 해서는 안될 말일 것 같다. 생기부에 기록됐고 자소서에 있고 면접 시험 때 관련 질문을 던지게 돼 있었는데 도움이 왜 안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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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기회는 평등하지 못했고, 과정은 공정하지 못했으며 정의롭지 않은 결과의 일부였던 것을 겸허하게 인정하는 게 도리 아닐까. 그리고 그런 불공정과 불평등과 불의함을 없애고 최소한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노라고 포부를 펼치는 게 이치에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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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국 후보자가 이 문제 때문에 물러서야 한다는 주장에는 손을 들지 못하겠다. 딸아이 소논문을 쓰게 한 것이 그리 용서 못할 일이라면 한 번 2006년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소논문으로 대학 갔던 사람들 다 한 번 털어 봐야 할 것이다. 자기소개서 한 번 다 털어 봐야 할 것이다. 누구를 처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시대의 민낯을 한 번 처절하게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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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음알음으로 멋모르는 고딩을 논문 저자로 올리고, 논문 써 주고, 인턴으로 뭘 했다고 그럴싸하게 써 줬던 대한민국 교수님들, 그걸 또 생기부에 써 주고 포장해 주던 교사들 , 그리고 학교에 '도움' 되는 인재 찾겠다던 빌어먹을 대학 당국을 포함해서 전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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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한민국을 횡행한 비정상적 시스템의 십자가, 스카이 캐슬의 십자가를 조 후보와 그 가족만이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럴 수도 없다. 그게 내가 조 후보자가 물러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그러나 조국 후보자를 지키는 것이 촛불을 지키는 것이라는 유명작가의 말 또한 '구역질'이 난다. 촛불을 들었던 사람 중의 하나로서 구역질나는 80년대의 공주병 환자님께 항의하는 바다. 촛불을 모독하지 말아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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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여 그보다 더 구역질이 나는 인간들은 자한당 인간들이다. 니 자식들 어떻게 대학 보냈는지 까기부터 해 봐라 이 몽둥이 든 도적놈들아.

P.S 날마다 의혹을 토해내고 물어뜯고 입초시에 올리고 혀로 발길질을 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 같다. 솔직히 보고 듣기에 지친다. 대관절 국회의원들이 벼르고 별러 질문을 준비하고 과녁판 노릇할 사람 대령시켜 놓고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속시원하게 질문하고 대답 들을 법적인 자리인 청문회를 왜 빨리 열지 않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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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에화님의 댓글

좋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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