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알뜰주유소 1000호점 개소식에서 관계자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석유공사)

[경제투데이 김지성 기자] 알뜰주유소 공급 계약이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가 계약만료를 40여일 앞둔 시점에서도 입찰방식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체결된 2차 알뜰주유소 공급계약이 6월말로 종료된다. 3차 공급계약을 위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입찰방식을 확정하고 이달 말까지는 정유사 등에 참여 안내문을 전달해야 한다.

하지만 산업부에서 아직 입찰방식과 일정 등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입찰 계획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도 “일정에 대한 확답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에도 1월에 해야 했는데 3월 정도에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찰 계획서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6월 계약만료 전에 입찰을 진행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지는 대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시간이 지체되는 이유를 ‘삼성토탈 봐주기’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업계의 비판이 불거진 가운데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의계약 형식으로 삼성토탈이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하도록 하기 어렵다면, 이른바 ‘묘수를 찾기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토탈이 6월부터 자체 설비를 통해 경유를 생산·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하지만 물류는 해결이 안 된 상태”라며 “그렇다고 기존처럼 석유공사에서 (삼성토탈의 석유제품을) 알뜰주유소에 뿌려주는 방식이 계속돼서는 곤란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앞서 삼성토탈의 알뜰주유소 유류공급은 입찰 없이 수의계약을 통해 석유제품을 공급한 것이어서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더군다나 공급방식도 알뜰주유소의 공급자 중 하나인 석유공사에 삼성토탈이 반제품을 납품하는 형태여서 물류망까지 갖춘 정유사와의 시장경쟁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삼성토탈 관계자는 “반제품이 논란이 되니, 지난 3월부터는 완제품으로 공급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저희도 완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이고 공급능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뜰주유소 공급은) 마진을 남기는 차원이라기보다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면서 같이 생산되는 석유제품의 유통을 위한 것”이라며 “메리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입찰 참여를 공식화한 삼성토탈의 입장에서는 마진에 목을 매달고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기존 정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알뜰주유소 3차 공급계약에서 삼성토탈이 공급자 중 하나로 선정되면 제5정유사로의 입지를 굳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정부에서 삼성토탈을 정유업계의 플레이어 중 하나로 인정하는 분위기가 이미 형성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알뜰주유소 공급계약 성사 여부가 이를 업계에서도 승인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