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의 약물 복용에 관한 보도를 접할 때마다 씁쓸하고 불편한 마음이다. 유독 비틀어지고, 핀트 나간 사진들을 골라, 진작부터 좀 이상해 보였다는 식의 말투로 관음증 보도를 이어가며 클릭 장사에 나선 언론들. 거기에 신나게 끼어들어 한마디씩 조롱하며 짓밟는 사람들.

연기자로서 그를 좋아하고 싫어하고를 떠나, 열심히 자기 생을 살아왔던 청년이다. 분명한 자기 스타일을 가진 멋진 배우다. 맨 정신으로 버티기 힘들었던 어떤 시간들을 약물에 의존해 버텨가며 살았던 모양인데, 더 깊이 중독되기 전에, 치료받고, 해독하여 건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그러나 그가 세상을 향해 몹쓸 짓이라도 저지른 듯, 만인이 나서서 돌을 던지고 침을 뱉으며, 밟아버리는데 나서는 꼴은 곱게 보이지 않는다.   

함께 한지 이미 7년째에 접어드는 김민희 홍상수 커플을 친절하게도 잊지않고 꼬박꼬박 <불륜> 타이틀로 소개하며, 언론의 의무라도 되는 양 몰래 찍은 사진들을 시시때때로 전시해주는 황색 저널들의 태도에서도 비슷한 역겨움을 느낀다.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라는 법은 없고,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또 다른 사람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축복이다. 홍상수의 부인이 이미 떠나간 남편과의 서류상 이혼을 거부하는 건 그녀의 개인적 선택일 뿐. 온 세상이 나서서 김민희와 홍상수에게 돌을 던질 이유는 되지 않는다.
 
<국뽕>이라는 약물에 푹 젖어 있는 사회, 그래서 실체적 진실을  바라보기 한사코 거부하는, 이래 저래 아프고 병든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불법>이라 인정된 약물을 취한 사람을 향해, 그 흔한 혼외 연애질을 하는 유명인을 향해 야유와 조롱과 돌팔매질에 신이 났다. 마치 모두가 평생 한 사람과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며 정절을 굳게 지키며 사는 사회이기라도 한듯.

언제쯤 이 저열한 이중성으로부터 우린 놓여날 수 있을까. 남 다른 길에 들어선 유명인의 인생 조롱하는 그 시간에, 자기 인생이나 한 번 더 살뜰히 보듬어 보는 게 이롭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