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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수출 모델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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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 수출형 개발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 중인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KF-21이 지난해 10월 21일 초도비행에 성공한 후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각종 성능시험에 들어갔고, 현재 무장투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3월 28일 KF-21 전투기가 미티어(Meteor) 미사일 분리시험에 이어 지난 4월 4일 시제 2호기가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2000 시험탄의 무장 분리시험에 연속해 성공했다.

물론 KF-21의 양산 배치는 2026년이었다. 통상 전투기 개발과정에서 개발완료 시기가 늦춰지는 것이 보통인데, 방위사업청은 목표연도인 2026년에 예정대로 강릉 제18전투비행단에 초도 배치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상당히 이례적이다. 과연 방사청이 KF-21의 개발에 속도를 내는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3월 17일 KAI는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가진 ‘2023년 CEO 주관 언론 간담회’에서 KF-21 블록3의 개발 방향을 소개했다. KF-21 개발은 블록1, 블록2, 블록3 등 3단계로 나눠진다. 현재 개발 중인 블록1은 노후화한 F-5 기종을 대체하는 용도다. 블록2 단계에서는 공대지 미사일, 다시 말해 지상 공격의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사실상 우리 공군의 수요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는 개발이다.

문제는 스텔스 성능을 넣어 사실상 5세대 전투기급으로 개발하는 블록3 개발단계다. KAI는 블록3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수출시장에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KAI가 공군용 ‘내수’뿐 아니라 ‘수출용’으로 개발하려는 배경엔 해외 경쟁 기종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KF-21 보라매의 경쟁 기종
 
최근 들어 개발 속도를 내고 있는 튀르키예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TF-X(일명 MMU)가 급속하게 경쟁자로 부상했다. 튀르키예는 TF-X 시제기의 센서 내장화 등 5세대 전투기를 염두에 둔 요소들을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TF-X는 KF-21이 양산되는 시점과 비슷하게 개발이 완료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튀르키예의 TF-X 외에도 또 경쟁 기종이 있다. 중국이 개발 중인 FC-31 전투기다. 최근 공개된 영상은 KF-21 보라매와 유사하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FC-31을 정밀하게 다듬는 과정에서 F-22, KF-21을 상당 부분 참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2030년대 들어서면 해외 전투기 시장에서 튀르키예의 TF-X, 중국의 FC-31, 그리고 KF-21 블록3 등 3개 기종이 본격적으로 경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TF-X, FC-31 등과 수출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KF-21이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진화해야만 하고, 이것이 바로 KF-21 블록3인 것이다.

그런데 KAI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KF-21이 블록1인데, 블록2를 뛰어넘어 블록3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사실, 블록3는 오래전부터 스텔스 성능을 염두에 두고 진화하는 과정이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적이 있다. 2013년 이후 KF-21의 스텔스 성능 추가는 그간 학술 세미나나 논문을 통해 꾸준히 언급됐었다. 물론 방사청이 5세대 전투기로의 진화를 공론화하거나, 스텔스 성능 추가를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지는 않았다.
 
 당시만 해도 KF-21 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개발과정에서의 변수를 상정하면서 처음부터 ‘스텔스기’라는 원대한 꿈을 발표할 수는 없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인 2013년 전투기를 개발할 때, 처음부터 5세대 전투기를 개발한다면 국내외의 상당한 견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자장비의 개발도 미흡한 상황에서 스텔스 성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겠다고 한다면, ‘허황된 소리’라는 반대 여론도 있을 수 있었다. 따라서 개발자인 KAI는 이러한 장기 계획을 숨기고 있다가, 분위기가 무르익은 지난 3월 17일 산업부 기자간담회에서 전격 발표한 것이다.

그렇다면 KF-21 블록3의 핵심 성능은 무엇인가. 그것은 스텔스 성능이고, 스텔스 성능을 위해 ‘내부 무장창’ 설치가 선결과제다. 2015~2016년 발표한 방위사업청 자료를 보면, KF-21의 그래픽에서 내부 무장창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KF-21 블록3 스텔스기의 그 다음 특징은 돌출 센서의 내장화다. 돌출된 레이더와 관련된 블레이드 안테나를 모두 내장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스텔스 성능을 얻는 데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블록3에는 6세대 전투기의 특징인 ‘유무인 복합 운용’ 성능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무인 복합운용에서 KF-21은 UCAV(Unmanned Combat Aerial Vehicle)라는 무인 전투기를 통제한다. 따라서 KF-21 블록3는 스텔스 성능을 포함하면서 유무인 복합운용 성능도 갖추기 때문에 5세대 전투기를 뛰어넘어 6세대 전투기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것이다.

당초 방위사업청은 KF-21 블록1을 2026년부터 생산해 노후 전투기의 대명사인 F-5를 운용하는 2개 비행단에 40대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었다. 그런데 방위사업청은 KF-21 실전배치를 2026년이 아니라 2025년에 초도 항공기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개발기간을 최소 1년 정도는 앞당겨보겠다는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KF-21 블록1 개발이 끝날 무렵이면 KF-21 블록2에선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공대지 미사일 장착시험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고, 2030년경 KF-21 블록3로 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F-35 구매를 거절당한 나라들

지난 3월 KAI의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된 것처럼, KF-21 블록3는 수출을 염두에 둔 모델이다. 물론, FA-50 경전투기에 비해 KF-21은 완성된 기체가 아니어서 언론 홍보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 그런데 KF-21 블록3를 수출하게 된다면 수출 대상국은 친서방 이슬람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들은 미국에 F-35 구매의사를 타진했으나 모두 거절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말인 2020년 F-35 전투기 50대를 판매하기로 UAE와 합의했다. UAE가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공식 수교하는 등 관계를 정상화한 데 따른 반대급부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UAE는 2021년 12월 F-35 전투기 등 230억 달러(약 30조원) 상당의 미국산 첨단 무기를 구매하는 협상을 중단했다. 미국이 F-35 전투기 판매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각종 조항들이 UAE의 주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 정보기관이 2020년 무렵 중국 해운기업이 아부다비 인근 항구에서 군사시설을 건설 중이란 정보를 입수하고 UAE 측에 건설 공사 중단을 요구해왔었다.

게다가 미국의 입장에선 아무리 UAE와의 관계가 좋다고 하더라도 세계 최장 스텔스 전투기인 F-35를 이스라엘의 반대를 무릅쓰고 회교국가인 UAE에 팔 수는 없었을 것이다. UAE 판매 루트가 열리면 이웃나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에도 판매를 거절할 명분이 사라지게 되고, F-35가 이슬람국가인 중동에 도미노처럼 흘러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서방진영 국가와의 무기체계 이전(arms transfer) 거래를 할 때, 러시아와 중국 등 공산권 국가와의 연계 가능성에 민감하다. 특히나 전투기 시장에선 더 엄격하다. 대표적 사례가 이집트와 튀르키예다. 이집트는 미국의 F-35A 금수조치에 삐져 러시아를 찾아갔다. 그렇지만 러시아의 스텔스 전투기 Su-57 PAK-FA는 양산체제에 들어가지 못했고, 러시아는 대신 옛 주력기인 수호이(Su)-27을 업그레이드한 Su-35를 권했다. Su-35는 5세대 스텔스기인 F-35와 비교할 때,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되며,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기종이다.

이집트는 2019년 3월 러시아와 Su-35 20여 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소식을 접한 미국은 발끈했다.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이집트에 F-16 전투기, 공격용 헬리콥터, 다른 군 장비 판매 등을 포함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군사 및 경제적 지원을 제공해 왔다.

2019년 11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해당 거래가 러시아산 무기 구매를 제한하는 미국의 법에 따라 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다”며 이집트 국방장관에게 러시아와 맺은 Su-35 전투기 구매 계약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전투기를 사면 ‘미국의 적대 세력에 대한 제재를 통한 대응법’(CAATSA)에 근거한 미국의 제재를 받는다. 이집트는 러시아로부터 Su-35를 도입하려던 계약을 취소하고, 미국 F-15를 구매를 고려하겠다고 바짝 엎드렸다.

미국은 고성능 전투기를 팔 수 없는 국가나 보잉이나 록히드 마틴의 항공기 딜리버리에 문제가 생기면 ‘꿩 대신 닭’으로 영국, 프랑스 등 우방국의 항공기를 대신 소개한다. 결국 이집트가 과거 미라주 2000을 운용한 경험을 살려 2021년 5월 라팔 30대를 프랑스 다소에서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이집트와의 30대 판매 계약금 중 85%는 미국의 주선으로 프랑스 정부가 장기로 대출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의 경우에는 F-16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이 암람 대신 구형 AIM-7을 탑재하는 등 시계외(BVR) 교전 능력이 떨어지는 등 문제가 많고, 2020~2030년대에 대체 전투기를 도입해야 한다. 따라서 KF-21이 블록3 프로그램으로 5세대 전투기로 진화하면 이집트의 F-16 대체 사업이라는 대규모 수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집트는 KF-21에 통합되는 미티어(Meteor) 공대공 미사일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도 KF-21의 이집트 판매에 유리한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집트를 다룬 것과 유사하게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구입한 튀르키예에게도 제재의 칼을 빼들었다. F-16 전투기와 노후한 F-4와 F-5 기종을 운용하는 튀르키예는 미국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S-400’ 체계의 인수를 강행했다. 결국, 2019년 7월 미국은 경고했던 대로 F-35 스텔스 전투기 국제 개발 프로그램 회원국에서 튀르키예를 쫓아내 버렸다.

인도네시아도 러시아 전투기를 구입하려다 미국에게 혼쭐이 날 뻔했다. 인도네시아는 2020년 3월 11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 Su-35 11대 구입 결정을 번복했다. 미국은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가 프랑스산 라팔전투기 42대를 구매하도록 주선한 데 이어, 같은 달 미국 재무부도 F-15 전투기 36대의 인도네시아 판매를 승인했다. 미국은 인도네시아 공군의 수요에 맞춰 F-15EX 전투기를 개조해 ‘F-15IDN’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FA-50 도입국’이 ‘KF-21 블록3 구매 대상국’
 
현재도 그렇지만 이후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JSF(Joint Strike Fighter) 계획에 참여한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이 F-35를 독점적으로 공유하는 분위기는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면 F-35급 스텔스 전투기를 원하는 나라들은 어떡할 5세대급 전투기를 확보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튀르키예의 TF-X, 중국의 FC-31, 한국의 KF-21 3개국 기종이 엎치락뒤치락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FC-31은 권위주의 체제의 공산권 국가, 튀르키예의 TF-X는 이슬람권, 그리고 KF-21은 친서방국 중심의 국가들에 보급될 전망이다.

미국이 F-35 전투기를 도입하려는 국가들을 F-15와 같은 미국제 4.5세대 전투기나 프랑스의 라팔로 임시방편으로 달래고는 있으나, 이들 국가들에 F-35와 같은 5세대 스텔스 전투기를 공급하겠다는 보장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미국은 5세대급에 육박하는 KF-21 블록3의 개발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FA-50 경전투기가 폴란드 등 동유럽과 동남아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하는 것처럼, F-35의 대체품으로, F-35보다는 저성능이지만 가성비가 높은 KF-21 블록3를 이들 국가들에 보급형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미국의 F-35를 도입할 수 없는 나라들, 이 나라들이 KF-21 블록3의 잠재적 도입국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FA-50을 도입한 국가들이 그 대상국이다. KAI가 제작한 T-50이나 FA-50 경전투기를 사용한 국가들은 상호운용성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우수성을 이미 파악했고, 때문에 동일한 회사가 제작한 KF-21 블록3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높다.

현재 KF-21 공동개발국 인도네시아는 KF-21 도입이 확정된 국가다. KAI는 2016년 1월 인도네시아 정부와 KF-21 공동개발(인도네시아 측 사업명 IF-X)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KF-21 블록1의 체계개발 비용은 약 8조1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 측 분담금은 약 1조6000억원이다. 인도네시아는 이 같은 분담금 납부의 대가로 KF-21 시제기 1대를 제공받고, IF-X 48대를 자국 내에서 현지 생산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그 다음은 태국이다. 태국은 이미 T-50 계열 항공기를 도입했고, 동시에 미국에 F-35 구매 의사를 타진한 나라다. 그런데 미국은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 주변국의 고강도 위협이 없는 상황을 이유로 판매를 거절했다. 대신, 지금 보유하고 있는 F-16A/B 전투기, JAS-39 구형 그리펜 전투기와 함께 한국의 FA-50 경전투기를 사용해 보도록 권유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공대지 무장을 갖춘 KF-21 블록2가 나오면 블록2 정도는 살 수 있도록 승인을 해줄 수는 있다는 입장이다. KF-21 전투기의 엔진은 제너럴일렉트릭(GE)의 F414-GE400k를 사용하기 때문에 해외 수출시 미국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2030년대에 태국이 스텔스 전투기를 정 갖고 싶다면, 그때는 KF-21 블록3를 승인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중동국가로 넘어가면 현재 FA-50, T-50 계열 항공기에 관심이 많은 이집트가 F-35 구매에 실패했다. 결국 이집트는 라팔 전투기와 미국제 F-15EX와 같은 4.5세대 전투기를 살 수 있는 나라다. 이집트가 4.5세대 전투기를 도입해 운용하다 KF-21 블록3가 시장에 나오면 구입을 희망할 가능성이 높고, 미국은 승인해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중국과 튀르키예의 전투기 개발 문제점

결국 2020년대 후반이나 2030년대 초반에 KF-21 블록3가 이들 국가들에 유력한 기종으로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경쟁자인 튀르키예의 TF-X는 면허생산을 하고 있는 GE의 F110 엔진을 미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무단 장착하고 있는 상태여서 미국이 문제 삼을 경우 F-16 전투기를 포함해 현재 개발중인 TF-X 전투기의 후속 군수지원이 전면 중단될 수도 있다.

중국은 5세대 전투기 FC-31을 개발 중이지만, KF-21이나 TF-X에 비해 미래가 불투명한 기체다. FC-31은 10년 전 개발사실이 공개됐는데, 아직도 제자리걸음 중이다. 기껏해야 모형 깎듯 디자인만 달리해서 시제기라는 이름으로 일반에 공개하고 있지만, 중국 국방부는 차기 기종으로 채택한다거나 구체적 제원 등 기종과 관련한 구체화한 것이 거의 없다. 사실 중국은 현재 중국 최초의 스텔스기 J-20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따라서 J-20은 내수용, FC-31은 항공모함의 함재기로도 거론되고 있으나 사실상 중국은 수출용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중동 쪽 잠재 도입국은 아랍에미레이트(UAE)와 카타르다. UAE는 5세대 전투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F-35A 도입 의향을 미국에 공식적으로 타진하기 위한 구매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를 보냈지만 결국 실패했다. 현재 카타르는 F-15QA 최신형을 도입해 전력화하고 있는데, 이건 4.5세대이기에 결국 5세대 전투기로 가야 한다. 그렇다면 미국이 이슬람국가에 F-35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감안하면, 중국제 FC-31을 고려할 수 있으나, 개발 전망이 불확실한 점이 이들 국가로서는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다.

그렇다고 러시아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SU-57의 확보도 어렵다. 러시아도 SU-57을 2028년에 내수용으로 75대까지만 제작한다고 공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뒤늦게 수출을 하려 해도 내수용에서 수출용으로 전환해 생산라인을 구축하려면 최소 2030년 이후에야 수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따라서 중국제와 러시아제 전투기가 수출시장에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튀르키예의 TF-X가 KF-21를 추격해 오는 상황에서 KF-21 블록3로 수출시장을 선점하려면 지금보다 속도를 더 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결국 KF-21은 이들 국가 중 UAE, 이집트, 태국 등에서 최대 이륙중량과 공허중량, 날개 면적 등에서 KF-21 블록3와 비교 가능한 FC-31과 경쟁을 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또한 KF-21과 FC-31이 경쟁하는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폴란드와 말레이시아의 경우

그렇다면 얼마전 FA-50 18대 도입을 결정한 말레이시아는 어떨까. 물론, 말레이시아도 KF-21 도입 후보국가다. 말레이시아는 2026년부터 개량형 FA-50을 인도받는다. 때문에 FA-50을 운용해서 안정성이 확보되는 데 4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렇다면 KF-21 블록3가 나오는 2030년과 시기가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FA-50 48대를 계약한 폴란드도 KF-21 블록3를 도입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16일 KAI는 폴란드 민스크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약 30억 달러 규모의 FA-50 전투기 48기에 대한 수출 이행계약을 체결했다. 폴란드 언론에 따르면, 첫 번째 FA-50PL의 인도는 2023년 하반기부터 시작돼 연말까지 FA-50 블록10형 12대를 받게 된다. 2025년부터 KAI는 FA-50PL형으로 개량된 기체 36대를 공급하며 인도에는 2~3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가 FA-50 도입이 끝나는 시점에 과연 KF-21을 선택할까. 오는 5월 FA-50 추가 인도물량 36대에 대한 개량 범위가 확정돼 발표될 예정이고, 2025년 이후 추가로 인도된 FA-50을 운용해 본 폴란드가 미디엄급 KF-21 구매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가 구매를 구체화하는 시점은 KF-21 블록1에서 블록2로 넘어가는 시점인 2030년 무렵일 것이다. 폴란드는 어차피 FA-50뿐만 아니라 F-16 전투기를 상당수 보유하고 있고, 그리고 그 시기엔 F-35도 도입해 전력화를 달성하고 있을 시기다. 따라서 폴란드가 자국 공군력의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4번째 전투기 도입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요약하면, 장래에 UAE, 이집트, 태국 등이 KF-21 블록2 또는 블록3의 잠재 도입국이 될 것이다. 특히 이집트와 UAE는 한국과 국방, 방위산업뿐만 아니라 각종 인프라 개발과 투자, 경제 협력 등 포괄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여기에 추가해 150대 이상의 전투기를 보유하기 위해 2개 전투 비행대대를 추가로 창설하려는 폴란드가 KF-21 잠재 도입국이 될 수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 KF-21 성능 확장의 과제
 
현재 KF-21 블록1은 개량 과제가 있다. 즉, 무장과 연동된 레이더, 임무 컴퓨터, 레이더의 성능 확장 등이다. KF-21 블록1은 공대공 무장,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과 AIM-2000 단거리 미사일을 장착하고 공대공 전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리고 KF-21 블록1은 40~60대만 초도 생산해서 F-5를 대체하는 용도다. 공군에서 볼 때, KF-21 블록1은 F-5와는 세대와 성능에서 소나타와 제네시스 정도의 차이가 항공기이기 때문에 만족도는 매우 클 것으로 본다.

KF-21 블록2는 공대지 기능까지 확장한다. 각종 유도 폭탄, 국산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 운용하는데, 임무 컴퓨터와 레이더를 연동한다. KF-21 블록2 개발이 완료되면, 기존의 KF-21 블록1도 손대기 시작할 것이다. 현재 KF-21 사업의 우선순위는 총 생산대수 120대 가운데 40~60대를 우선 생산하는 것이다. 나머지 절반 60대는 KF-21 블록2로 생산할 것이다.

블록2 생산이 마무리되면 바로 블록1 개량에 착수하게 될 것이다. 만약 KF-21 사업 예산이 늘어난다면, 블록2 60대를 생산하면서 동시에 블록1 개량에도 손을 댈 수 있다고 한다. 블록1, 블록2의 개량이 순조롭게 이뤄져 120대 생산이 달성되면, 2030년 무렵이면 F-5 전투기는 물론, 국내에서 면허생산한 KF-5까지, 로우급의 대명사인 두 전투기를 말끔하게 대체할 수 있다.

육군의 경우, 노후 기종의 대체는 더 빠르다. 지난 4월 12일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부는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 때 약속했던대로 ‘퇴역’ 500MD 헬기 16대를 케냐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 중인 유엔평화유지활동(PKO) 임무단에 무상 공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21년 12월 당시 서욱 국방부장관이 서울에서 열린 제4차 ‘유엔 평화유지 장관회의’에서 우리 정부가 제시한 16대 기여 공약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결정 배경엔 KAI가 생산한 경공격헬기(LAH)와 육군과 해군의 차기 훈련용헬기 벨505가 연말부터 도입되면서 500MD 헬기의 무상공여가 가능해진 것이다.

○ KF21 기반으로 전자전기 개발

방위사업청은 KF-21의 수출형 개발과 별도로 KF-21 기반의 전자전기 개발도 해나가기로 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4월 13일 제15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이하 방추위)에서 전자전기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전자전기 개발은 유사시 북한 방공망과 무선지휘통신체계를 마비시키는 전자전 항공기(전자전기)를 국내에서 개발하는 사업으로 내년에 본격화한다.

전자전기는 기존 항공기를 개조해 전자전을 수행할 수 있는 각종 항공전자장비를 탑재한다. 전자전기 사업추진 기본전략에 따라 개발하는 전자전기는 수송기나 상용 제트기를 개조한 ‘컴패스콜’처럼 ‘스탠드오프형(장거리)’이 아니라 전투기를 개조한 EA-18C ‘그라울러’ 같은 ‘에스코트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산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하며 예상 사업비는 내년부터 2032년까지 1조8500억원이다. LIG넥스원 등의 방산기업도 KF-21 파생 전자전기에 통합할 임무 장비 개발을 과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AI가 2032년까지 전자전기 개발을 완료하면 수출은 할 수 있을까. 물론 미국처럼 전자전기의 특성상 해외에 노출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KF-21 블록2까지 포함하면 KF-21은 초기 양산숫자가 120대다. 그런데 2011년 공군 세미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KF-21 전자전기까지 포함해 공군의 소요는 300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공군이 KF-21을 300대까지 도입한다면, 기존의 KF-16, F—16PBU도 전부 대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록 구형이지만 하이급 전투기였던 F-4 팬텀은 F-35로 대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숫자는 300대에 포함시킬 필요는 없다. 하지만 KF-21이 연도별 양산을 계속 진행하다 보면, 결국 2030년대 후반에는 한국 공군이 보유한 로우급이나 미디엄급 전투기들, 경전투기들은 모두 교체할 수 있다는 전망은 이미 나와 있었던 것이다.

KF-21 블록3에서 주목할 점 중 하나는 인공지능이다. KF-21 블록3와 유무인 복합편대를 구성할 한국형 스텔스 무인전투기에 인공 지능이 도입되며, KF-16을 대체할 한국형 6세대 전투기인 KF-XX 사업에서는 무인 전투기뿐만 아니라 KF-XX 자체에도 인공 지능이 도입될 전망이다.

결국 한국 공군에서 KF-21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 F-15K 개량형이 노후화하더라도 교체할 때 해외 전투기를 도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결국 KF-21을 더 개량하고 발전시켜, 국산 전투기로서 미국의 F-35를 빼고 나머지는 모두 KF-21로 대체할 것이다. 얼마전까지 KF-21 예찬은 ‘국뽕’으로 치부됐으나 지금은 다르다. 우리의 기술력이 급상승했고, 우리만 잘 만든다면 FA-50에 이어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전투기가 될 것이다.◎

출처 : 월간조선 오동룡 군사전문기자, 2023.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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