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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 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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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며 단한번 기묘하고...가슴한편이 시큰거리는 경험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제가 37살이니 벌써 16년전 일이 군요.
2000년 밀레니엄이 지나고 2001년 대학에 입학한 저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20년이 넘은 아파트 상가 지하에 위치한 PC방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녁 8시에 출근하여 다음날 아침 8시에 퇴근하는 일이였고, 아침 7시부터는 화장실 청소와
창고 정리까지 하는 일이였죠.(당시에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시급이 매우 좋았던걸로
기억합니다.)
동네 건달 형들이나 린저씨들이 주로 다니던 곳이라 초딩 상대로 열 올릴 일도 없고
돈 떼어 먹고 도망가는 형님들도 안계셔서 일 자체는 밤을 세우는거 말고는 전혀 힘들게 없는
일이었습니다.
 
제 생일 친구들과 술을 먹고 아르바이트 대타를 못구해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일날 출근하는 것이 기분이 좀 그렇고 해서 술을 과하게 먹어
정신을 차릴려고 노력하며 PC방을 향해 걸어가는데 주변이 이상하다는 것을
술 때문인지 몰라도 전혀 눈치를 못챘습니다. (기절하고 깨어나 서 다음날이 되서야 알았습니다.)
저녁 8시 아파트에 불이 하나도 안켜져 있다는걸...아파트가 낡긴 했어도 지하로 내려가는 곳에 전구가
깜빡깜빡일리도 없다는걸....PC방이 있던 지하에는 횟집이나, 식당이 있어 주말 저녁에 지하 복도가
절대 깜깜할리가 없었는데도.....
 
언제나 출근하던 길이고
술까지먹어 아무 위화감 없이 PC방으로 들어갔습니다.
PC방안에 들어가서야 어..이거 뭐지..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두운 PC방안은 카운터에만 불이 들어와 있었고...나머지는 불이 다 꺼진 상태로 아무도 없었습니다.
언제나 출근하면 자리를 지키시던 린저씨들도 오면 커피좀 타와라 하시던 동네 건달 형님들도..
꼭 뮤지컬에서 핀 조명을 내린 것처럼 카운터에만 조명이 들어와 있었고,
거기에 전타임 아르바이트 누나가 저를 보며 활짝 웃으며 앉아 있었습니다.
 
그때서야 술이 확 깨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 누나는 2주전에 일을 그만 두었고.....몇일전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에 없을 누나였기 때문입니다.
술이 깨며 저를 보고 매우 환하게 웃는 누나를 보며 온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데...
누나가 제곁으로 다가왔습니다.
일어나는 기색도 없이 그냥 스르르륵 미끄러지며 제앞으로 온 누나가 얼굴을 굳히며
"왜 이렇게 늦는 거야?" 라며 질문을 하고 제 얼굴을 빤히 처다보고 있었습니다.
너무 몸이 굳어서 대답을 못하고 있으니 무섭게 화를 내며
"왜 늦는 거냐고!!!!" 라고 소리를 질러 저도 모르게 "안 늦었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누나는 또
"그래? 그럼 왤케 술을 많이 먹었어??"라고 웃으며 질문하는데 너무 무서워서
"친구들하고 술을 좀..."이라고 말하며 대답을 하는데
순간적으로 누나의 손이 보이며
손가락이 하나...둘...접히는게 보였습니다.
뭔가 숫자를 세는 듯이...
 
그때 옛날에 어디서 본 글이 번뜩 생각 났습니다.
귀신이 묻는 말에 세번을 대답하면...귀신에게 잡혀간다라는 글이...
두번째 손가락까지 접은 누나는 너무나도 밝은 얼굴로
"그럼 오늘 끝나고 누나랑 술한잔 할까?" 라고 물어보는데
아 이거 대답하면 끝이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입을 꽉 다물고 있었습니다.
누나는 처음에 "누나가 싫어? 응?"이라며
계속 저에게 물어보다가 제가 계속 대답을 하지 않자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고 너무 무서워서 저는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며 주저 앉아 바들바들
떨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그러고 있었을까....
끝난건가...아님 어떻게 된거지 하며......
눈을 슬며시 뜨자..바로 앞에 눈이 뒤집히고 입이 삐뚤이지게 웃으며 제얼굴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누나가 보이며 저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얼마나 지났는지...모르지만...누군가 저를 흔드는게 느껴져 일어나니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저를 깨우고 있었습니다.
"학생.학생 아니 여기서 뭐하는거야!"
라며 경비아저씨는 저를 깨우셨고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폐허가 된 이상한 공간에 제가 누워있었습니다.
경비아저씨에게 혼나며 밖으로 나와보니
제가 일하는 아파트 상가가 아닌 바로 옆에 재개발 예정지라 사람이 다 떠나고
폐허가 된 아파트 단지 지하상가에서 제가 쓰러져 있었던 것입니다.

다같은 주공 아파트라 술을 먹고 잘못 들어가서..꿈을 꾼건지..
아니면 실제로 어떤 일을 겪은건지 잘 모르겠으나..
너무나도 저에게는 소름이 돋고 무서운 일이라...PC방도 그만두고 다 털어내기 위해 집도 이사했습니다.

그리고 이사를 하고 짐 정리를 하다가 원래 쓰던 가방을 수선하느라 잠깐 샀던 크로스백을 발견하고
정리하기 위해 안을 열어보니 못보던 헬로키티 우편 엽서가 들어있습니다.
다들 짐작 하시겠지만 제 가방에 엽서를 몰래 넣어둔 사람은 그 누나 였습니다.
이제 자기 일 그만두는데 저를 좋아했다며...일 그만둔 날 만날수 있겠냐고...
 
그 순간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 엽서를 발견하지 못해서..누나한테 대답을 못해서
저를 찾아왔던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누나가 교통사고를 당했던 그장소에 가서
누나에게 사과 했습니다. 미안하다고 이 엽서를 너무 늦게 발견했다고..
그리고 어디서 들은건 있어서 엽서를 태우고 기도했습니다.
부디 편히 쉬시라고....
 
술을 먹고 개꿈을 꾼건지 아니면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분간은 안되지만..
지금까지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걸보면 실제 있었던 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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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

kino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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