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A, 한 나라 전화통화 통째로 엿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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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한 나라의 모든 전화 통화를 엿듣고 저장한 사실이 밝혀졌다.
워싱턴포스트는 NSA 감시 프로그램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NSA가 특정 국가의 모든 전화 통화를 엿듣고 이를 한 달 동안 보관했다고 3월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SA는 2009년 한 외국에서 통화 도·감청 프로그램 ‘미스틱(MYSTIC)’을 시작했다. 도청 프로그램은 그 나라에서 나오는 모든 전화 통화를 기록했다. 또 수십억건에 달하는 통화 정보를 30일 동안 보관했다.
도청 프로그램이 30일 동안 통화기록을 보관한 덕분에 NSA는 ‘과거로 통하는 문’을 갖게 됐다. NSA는 ‘레트로(RETRO)’라는 도구로 지난 통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청 프로그램 상급 관리자는 이를 타임머신에 빗댔다. 누군가를 감시하기로 미리 결정하고 그때부터 그 사람의 통화내용을 감시할 필요가 없이 마음만 먹으면 30일 안에 누구의 전화라도 돌이켜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NSA는 미스틱 프로그램을 도입한지 2년 만에 세계 어느 나라에도 감시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NSA 전화 도감청 프로그램 미스틱
NSA가 대량으로 전화 통화를 도·감청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었지만, 한 나라를 통째로 감시했다는 점은 이번에 처음 밝혀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미국은 국가안보에 해를 끼치지 않는 일반인은 감시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지만,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NSA는 한 나라에서 생긴 모든 전화 통화 내용을 모아 저장했는데 이들이 모두 미국에 해를 끼쳤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NSA 도·감청 프로그램이 한 나라만 감시한 게 아니라는 정황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정보기관 예산에 미스틱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나라로 5개국이 더 지목됐다는 점을 들어 NSA가 최소한 6개 나라에서 도·감청 프로그램을 구동하고 있을 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바니 바인즈 NSA 대변인은 “미국 대외 정보기관이 쓰는 특정 기술이나 도구를 계속 보도하는 일은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에 큰 해를 입히며 우리가 지키기로 맹세한 이 나라를 위험에 빠뜨린다”라며 “NSA는 법에 따라 임무를 수행한다”라고 말했다. <안상욱 기자>
댓글목록 1
누렁이오빠님의 댓글
역시 미국형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