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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화재 대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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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피해 막는 아파트의 화재 대응법

[아파트 속 과학] 화재 감지에서 비상 대피까지


주상복합아파트 입주민 대부분이 막 잠들기 시작한 평온한 목요일 밤이었다. 밤 11시 7분쯤 3층에서 발생한 불길은 때마침 불고 있던 거센 바람과 외관을 수려하게 장식하고 있던 알루미늄 복합패널을 타고 순식간에 33층 건물 전체로 퍼져나갔다.


11시 14분께 이뤄진 화재 신고 후 5분 만에 소방차가 도착해 진화를 시작했으나 거센 불길 앞에서 역부족이었다. 소방차 148대와 소방헬기 4대, 소방관 930명 등 가능한 소방력을 총동원 후에야 가까스로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은 신속한 대피와 구조 활동으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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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0월 울산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근래 보기 드문 대형 화재였지만 다행히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 소방청


365일 24시간 화재 발생을 감시


지난 2020년 10월 8일 울산 시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화마가 사랑하는 가족과 사는 공간을 순식간에 덮칠 수 있기 때문에 공포는 더욱 커진다.


아파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중대한 재난인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과학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화재 대응의 첫 단추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아차리는 일이다. 화재 발생을 조기에 알아차리면 안전하게 대피하고 또 빠르게 진화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365일 24시간 동안 화재 발생을 감시하는 일은 아파트 천정 곳곳에 달려있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동그란 화재감지기가 담당한다.


화재감지기에는 이온화식과 광전식 방식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이온화식 화재감지기는 평상시 라듐 방사선에 의해 공기가 이온화돼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는데,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가 이온을 방해해 흐르는 전류가 줄어들어 화재 발생을 알아차릴 수 있다. 광전식 화재감지기는 적외선 발광소자에서 생성된 빛이 평상시에는 감지기에 도달하지 않는데, 연기가 들어오면 입자의 난반사에 의해 빛이 산란돼 감지기에 빛이 인식돼 화재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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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화식 화재감지기(왼쪽)와 광전식 화재감지기의 원리. 위가 평상시이고 아래가 화재 발생 시 작동 모습이다. ⓒ Lecolife


개별 감지기에서 탐지된 화재 정보는 아파트 단지의 자동화재경보시스템에 전달된다. 자동화재경보시스템은 아파트의 방화 관리자에게 화재의 발화 장소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려줌과 동시에 거주자에게는 대피 신호를 보내고 소방서에 자동으로 화재신고를 하는 일까지 실시간으로 한 번에 처리한다.


불의 기세를 제압하는 스프링클러


화재 발생을 안 후 아파트가 해야 할 일은 불을 끄는 것인데, 불가능할 경우 최소한 소방차가 출동할 때까지 불길이 퍼져나가지 못하도록 불의 기세를 누르는 일이 필요하다. 일차적인 진화와 화세 제압은 아파트 천정 곳곳에 병뚜껑 모양으로 튀어나와 있는 스프링클러가 담당한다.


스프링클러는 72℃ 이상으로 온도가 높아지면 헤드 부분의 감열체가 터지면서 물 입자를 방수하는 자동식 소화 설비다. 크게 습식과 건식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습식은 스프링클러 헤드까지 배관 내에 물이 가득 차 있는 반면 건식은 물이 들어있는 공간 앞부분이 압축공기로 채워져 있다. 헤드가 개방되면 물이 즉시 분사되는 습식과 달리 건식은 압축공기가 배출되면서 물이 방수되는데 추울 때 배관 내 물이 얼어서 터지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스프링클러는 사방에 물을 뿌려 연소물의 온도를 발화점 미만으로 떨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물의 비열(1kg을 1℃ 높일 때 필요한 열량)은 1kcal/kg·℃이고, 증발잠열(1kg의 액체가 기체로 변할 때 흡수하는 열량)은 539kcal/kg로 매우 높다. 즉, 20℃의 물 1kg은 수증기가 될 때까지 80kcal에 539kcal까지 더해 619kcal나 흡수할 수 있다. 화재가 1분당 6000kcal를 발생한다고 할 경우 1분당 2L 생수 5병 분량인 10kg의 물만 공급하면 불이 꺼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울러 물 1kg의 부피는 20℃일 때는 0.001㎥에 불과하지만 수증기가 되면 1.673㎥로 늘어나는 것도 화세를 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이 수증기가 되면 부피가 1600배 이상 늘어나는 셈인데 화재 시 팽창된 수증기가 가연성 기체의 농도를 희석시켜 연소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비상 탈출구와 최후의 피난처 대피공간


화재 발생 경보가 아파트에 울려 퍼지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소리를 질러 가족 모두를 한 장소로 모으는 일이다. 그다음은 현관으로 나갈지 말지 대피방법을 결정하고 바로 행동을 취해야 한다. 소화기를 찾아 진화를 시도하는 것은 불을 발견했는데 불길이 천정까지 닿지 않는 작은 불일 때로 한정한다. 119 화재 신고도 대피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불을 발견했을 때가 아니라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 후 해야 한다.


문제는 화재 경보로 가족들과 대피해야 하는데 아파트의 유일한 출입구인 현관이 불길이나 유독한 가스로 막혀 고립됐을 경우다. 1992년 이후 시공된 아파트라면 경량칸막이나 하향식 피난구, 대피공간 셋 중 하나가 반드시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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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발코니 한 면에 설치된 경량칸막이와 세대 내 대피공간. ⓒ 국토교통부


경량칸막이는 발코니 한 면에 설치돼 있는데, 얇은 석고보드로 제작돼 있어 마음만 먹으면 여성이나 어린이도 부수고 옆집으로 탈출할 수 있는 피난 시설이다. 최근에 지어진 아파트라면 경량칸막이보다 발코니 바닥에 설치된 뚜껑을 열고 아래층으로 내려갈 수 있는 비상 사다리인 하향식 피난구가 설치돼 있는 경우가 더 많다.


대피공간은 1시간 이내 소방대의 구조나 화재 진화를 전제로 하는 임시 대피시설이다. 아파트 대피공간에 설치돼 있는 방화문은 불꽃의 확산을 막고 견디는 차염 성능과 열의 전달을 막는 차열 성능을 동시 보유하고 있다. 최소 1시간 이상 내화성능을 갖는 내화구조의 천정, 바닥과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내부 마감 재료 역시 불연 재료로 만들어져 있다. 대피공간은 2~3㎡에 불과한 비좁고 투박한 공간이지만 화재 발생 시에는 아파트 세대 내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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