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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리 비행기 2030년 실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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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체·날개 일체형 ‘블렌디드 윙 보디’ 비행기 개발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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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제트제로가 개발한 ‘블렌디드 윙 보디’가 해변을 비행하는 상상도. 가오리 형상을 띤 이 비행기는 날개 면적이 넓어 연료가 크게 절감된다. 2030년 실용화될 예정이다. 제트제로 제공

‘양력’ 쉽게 생성…미국서 시험용 무인기 ‘패스파인더’ 비행 허가
기존 비행기보다 연료 최대 50% 적게 들고 내부 공간 훨씬 넉넉

1352년 이탈리아 화가 토모소 다 모데나가 그린 ‘위고 대주교의 초상화’라는 작품이 있다. 그림 속에서 대주교는 집중한 표정으로 종이에 적힌 무언가를 읽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대주교가 코에 걸친 물건이다. 바로 ‘안경’이다. ‘위고 대주교의 초상화’는 안경이 등장한 역사상 첫 번째 그림이다. 안경은 1200년대 이탈리아 베네치아 유리 제조공들이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격적인 보급이 시작된 것은 1300년대다. 시력을 인위적으로 교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경은 예나 지금이나 매우 유용한 도구다.

흥미로운 점은 안경의 기본 디자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얼굴에 잘 걸칠 수 있게 안경다리를 만드는 것 같은 개선은 있었지만, 외부에서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굴절 정도를 바꾸기 위해 안구 앞에 렌즈를 벽처럼 배치하는 구조는 그대로다.

우리 주변에는 안경 말고도 첫 등장 이후 모양새가 크게 안 바뀐 물건이 또 있다. 비행기다. 라이트 형제가 1903년에 날린 인류 최초의 비행기 ‘플라이어호’의 기본 형태는 세계대전으로 인해 항공 기술이 급속히 발달한 20세기를 지나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비행기는 튜브나 막대기처럼 생긴 길쭉한 동체 양옆에 사람 팔처럼 삐죽이 튀어나온 날개를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 형태가 대기권에서 비행하는 물체에는 최적이라고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날개와 동체가 일체화돼 전체 형상이 가오리를 닮은 ‘블렌디드 윙 보디(BWB)’ 비행기를 공항에서 볼 날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미국 항공 당국에서 BWB 비행기 개발을 위한 소형 시제기의 비행 허가를 내줬기 때문이다.

연료 ‘절반’ 절감 효과 

최근 미국 기업 제트제로는 BWB 비행기 개발을 위한 자사의 시험용 소형 기체 ‘패스파인더’에 대한 감항 인증을 미국 연방항공청(FAA)에서 지난달 말 받았다고 밝혔다. 감항 인증은 새로 만들어진 비행기가 하늘을 날 만큼 안전했을 때 당국이 내주는 확인증이다.

패스파인더는 길이가 7m다.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기다. 비행은 원격 조종장치로 통제된다.

기존과 완전히 다른 기술이 들어가는 비행기는 대개 이렇게 소형 기체를 먼저 만들어 하늘에 날려보는 단계를 거친다. 패스파인더는 지난해 제트제로와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단(DIU)이 맺은 2억3500만달러(약 3160억원)짜리 계약의 일환으로 개발됐다.

제트제로는 패스파인더를 토대로 실용화할 BWB 비행기의 가장 큰 장점으로 연료 절감을 꼽는다. 비슷한 수송 능력을 가진 현재 제트기에 비해 최대 50%까지 연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료가 절감되는 이유는 가오리같이 넓적한 BWB 형상이 기체를 하늘에 띄우는 힘, 즉 ‘양력’을 쉽게 생성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날개로 쓰이는 면적이 매우 넓다는 얘기다. 기체에 작은 엔진을 장착해도 된다는 것이고, 이는 곧 연료를 덜 먹는다는 뜻이다.

좌석 20개 연달아 배치 가능 

‘블렌디드 윙 보디’의 내부 상상도. 공간이 기존 비행기보다 넓기 때문에 좌석을 다양한 방향으로 배치할 수 있다. 제트제로 제공

‘블렌디드 윙 보디’의 내부 상상도. 공간이 기존 비행기보다 넓기 때문에 좌석을 다양한 방향으로 배치할 수 있다. 제트제로 제공

장점은 또 있다. 큰 탑재 능력이다. 기체가 지금 비행기처럼 튜브가 아니라 가오리 형상을 띤 만큼 내부 공간이 넉넉하다. BWB 비행기에는 덩치 큰 화물을 많이 실을 수 있다. 한 줄에 좌석 15~20개를 연달아 배치할 수도 있다. 좌석 앞뒤 간격도 넓힐 수 있어 승객들은 더 쾌적한 여행이 가능하다.

내부 공간이 넓은 BWB에서는 모든 좌석이 전방을 향할 필요도 없다. 야구장처럼 다양한 각도로 좌석을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장점이 있는데도 BWB 비행기를 진작에 만들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항공역학적인 한계 때문이다.

현재는 비행기에 가해지는 두 가지 힘을 날개와 동체가 분산해 견디도록 설계한다. 날개는 활처럼 휘어졌다 펴지는 힘인 ‘굽힘 하중’을, 동체는 외부 기압이 약해지거나 강해지면서 생기는 힘인 ‘여압 하중’을 견딘다. 그런데 공학적으로 여압 하중을 가장 잘 견디는 형태가 원통이다. 여압 하중을 잘 견디지 못하면 비행기가 부서질 수도 있다.

제트제로는 최근 강한 복합 소재가 개발·보급되면서 동체와 날개를 일체화해 굽힘 하중과 여압 하중을 한꺼번에 견딜 방법이 생겼다고 설명한다. 동체를 꼭 원통형으로 만들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패스파인더 비행은 앞으로 3개월간 이어진다. 제트제로는 2027년 보잉 767(길이 55m) 덩치의 시제기를 만들어 시험 비행을 할 예정이다. 2030년에는 실용화된 기체를 띄우는 것이 목표다. 제트제로는 공식자료를 통해 “BWB 비행기는 향후 민간용과 함께 군사 목적의 화물기 또는 급유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https://www.khan.co.kr/science/aerospace/article/20240407213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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