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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칼럼리스트의 황비어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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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후 대한민국'이란 컬럼으로 일약 유명세를 탔던 컬럼리스트의 글. 

기막힌 동어반복이다. 

엄청났던 독자의 목소리와 빗발치는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런 컬럼을 주욱 내보내는 중앙일보 역시 대단하다. 놀라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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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면보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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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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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달 후 대한민국'이라는 전설적인 컬럼을 썼던 중앙일보의 이정재 기자가 또 하나의 걸작 컬럼을 내 놓았다. '新 대권무림' 이라는 시리즈물인데 오늘 내놓은 글은 '나는 밀알 한알, 천하를 제자리에 돌려놓겠다'라는 중2병스러운 제목이고 그 주인공이 무려 황교안이다.

2.
나는 중앙일보가 황교안을 미는 것에 대해 전혀 불만이 없다. 그것은 회사의 방침이자 정체성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독자를 향해 정확하게 의도를 알리는 것은 미디어로서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도리어 뉴스타파처럼 '분명한 의도가 담긴 행동'을 해놓고 '그런 일이 없다'고 해명하는 것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도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냥 하지 않겠다)

3.
내가 오늘의 컬럼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첫째 '무협'의 형식을 빌렸다는 점 둘째 '한달 후 대한민국'이라는 전설적인 컬럼을 썼던 이정재 기자의 글이라는 점 때문이다.

읽어보니 역시 명불허전이다.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능력이다. 진심으로 감탄했다.

4.
황교안을 '자유 한국방 방주 교안검자, 좌파의 척살자'라고 호칭했다. 일단 컬럼의 시작인 이 대목에서 빵 터졌다. '좌파의 척살자'라면 교안검자가 좌파라는 의미인가? 내용상 '좌파 척살자'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또한 이정재 기자는 무협을 별로 읽어보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무협에 나오는 이름과 별호에 대한 개념이 없다. 가령 군림천하에서는 종남파 장문인, 신검무적, 진산월 이라고 하지 '신검무적, 백년이래 최고의 검객' 이런 식으로 호칭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별호는 무림동도들이 지어주는 것이지 스스로 혹은 주변인물이 지어주는 것이 아니다.

5.
그리고 ‘척살자’... 이런 별칭은 사실 무협에서 2류 혹은 3류의 ‘자객들’이나 ‘낭인들’을 일컫는 별호에 가깝다. '검자' 라는 칭호보다 검왕, 검성, 검신 등 적어도 야당대표로서 끌어올릴 수 있는 표현이 많은데 왜 하필 가장 낮은 단계 수준에 가까운 '검자'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만약 이정재 기자가 황교안을 '아직은 갈길이 먼 3류 낭인 정도'로 보았다면 정확한 표현이다. 그렇다면 나도 인정한다.

6.
컬럼에서는 당나라의 위대한 시인 두보의 춘망(春望)을 인용했다. 그리고 교안검자가 지난 민생투어를 갔을 때 마음이 '그랬을 것이다'라고 자뭇 비장하게 이야기 했다. 이정재 기자는 시인 두보가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았는지 그리고 춘망(春望)을 어떤 심경에서 썼는지 제대로 모르고 인용한 거 같다.

7.
춘망(春望)은 두보가 안녹산의 난 시절 아내와 자식을 만나러 가다가 안녹산 군대에게 붙잡혀 강제로 연금 되었고, 그래서 전쟁으로 인해 가족을 만날 수 없었던 비통한 심경과 그 원인이 된 전쟁의 폐해를 담은 정말 유명한 '당시(唐詩)'이다.

전쟁은 그 시의 배경이자 원인이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이 시의 주된 감정이자 내용인 것이다. 두보의 시는 대부분 그렇다. 배경 스토리보다는 자신의 감정인 '그리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많고, 그 표현방식이 워낙 세련되어 이백과 함께 '당시(唐詩)의 대가'로 추앙받는 것이다. 이백이 '자유로움'이 주된 감정이라면 두보는 '그리움'이 주된 감정이다.

8.
때문에 이정재 기자의 의도대로 교안검자가 민생투어를 통해 백성들의 피폐한 삶을 보았고, 그래서 안타까워 하는 감정을 표현하고 싶다면 '춘망(春望)'을 인용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컬럼에서 인용된 고성의 산불로 인해 고통받는 강원도민의 민생안정을 위한 추경을 결사적으로 막고 있고 그래서 강원도민의 고통을 더 가중되도록 만든 이들이 바로 교안검자가 방주로 있는 자유한국방이 아니던가?

9.
춘망의 내용대로라면 두보를 잡아두고 있는 안녹산이 두보의 가족을 향한 그리움과 고통을 보면서 '너 정말 슬프겠다. 흑흑'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격이니 이정재 기자는 졸지에 교안검자를 희대의 '소시오패스'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10.
‘공안초식으로 국기를 세우고 무림총리가 된~’이라는 대목은 아무리봐도 공안검자를 디스하는 것 같다. ‘공안초식’이란 멀쩡한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던 공안검사 시절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동방불패’에도 등장한 ‘흡혈마공’과 비슷한 수준의 ‘금단의 마공’ 아닌가?

11.
'조원진에서 안철수까지 큰 천막을 칠 수 있을까'라는 대목을 통해 큰천막공(특별한 무공초식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작명센스 참 후지다. 나 같으면 ‘대막믹밀’ 이라고 짓겠다)은 '속도와 방향'이 중요하다고 마치 사부가 제자에게 특별한 '무술의 이치'를 알려 준다는 식의 훈계하는 대목은 진심 배꼽을 잡았다.

제발 그렇게 해 주세요. 교안검자~~

12.
'한달 후, 대한민국'이 암울한 미래상을 다룬 SF 소설쟝르라면 오늘 '新대권무림'은 무협쟝르로 등장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내 심경은 괴이하고 복잡하다. 일단 (메이저 신문의 컬럼치고는) 대단히 못 쓴 글이고, 소설이든 무협이든 쟝르에 대한 이해도도 상당히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의력 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고, 때문에 큰 웃음을 심어주니 복잡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13.
요즘은 시대가 예전과 달라 이런 글들이 차국차국 박제되어 남아 있을텐데 계속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용기에는 박수를 보낸다. 이게 의도된 것이라면 그는 캐릭터만큼은 정말 확실히 잡은 것으로 보인다. ㄷㄷ

곧 유투브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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