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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머나먼 왕국, 유신 공주와 자본 왕자의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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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인문대 학생회 대자보 전문

어느 머나먼 왕국, 유신 공주와 자본 왕자의 러브 스토리-

그들만의 왕국에서 탈출하라
이상한 나라의 공주님, 서정시를 짓밟다

차마 서정시를 쓰기 어려운 야만의 세월이 표류하고 있다. 5월 17일, 경찰은 세월호 촛불행동 이후 박근혜가 책임질 것을 요구한 시민 119명을 토끼 몰듯이 연행하였다. 5월 18일, 경찰은 채 식지도 않은 삼성 노동자의 주검을 욕보이며 탈취했고, 역시나 연행자가 발생했다. 같은 날 저녁, 경찰은 또다시 ‘가만히 있으라’ 추모 행진에서 97명을 연행하였다. 단 이틀 사이에 연행된 사람이 250명에 다다랐다.

침몰하는 세월호, 그곳에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정부는 단 한 명의 목숨도 구하지 못했다. 무능한 국가가 의전과 언론 보도에 열을 쏟는 동안,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들이 한 편의 서정시를 연출했다. 팽목항에는 자원 봉사자들이 모여들었다. 전국 곳곳에서는 사람들이 슬픔을 나누고, 집회를 열고, 촛불을 켜고, 행진을 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정권에 분노했다.

그러나 구조에 무능했던 정부는 권력자와 체제의 귀에 거슬리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숨죽이는 일에는 너무나 유능했다. 학생들이, 시민들이 들었던 국화꽃은 경찰의 발 아래 무참히 짓이겨졌다. 사람의 탈을 쓰고 도저히 저지를 수 없는 무참한 폭력, 그 뒤편에는 파란 지붕 집의 공주님이 계셨다.

자본은 죽였고, 국가는 편들었다
세월호 사건은 결코 사고가 아니다. 세월호 사건은 살인이었다. 적정량을 훨씬 초과한 화물 과적, 계약직 선장, 선령 제한 규제 완화 등 세월호 침몰에 원인을 제공한 요소들은 한결같이 자본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자본의 체제에 생명의 자리는 없었다. 알량한 몇 푼의 돈을 위해 희생자들은 차가운 진도 바닷물에, 유가족의 가슴에 매장되어야만 했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었다면, 정부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대대적인 변화를 약속하고 실천해야만 했다. 최소한의 지능이 있었다면, 정부는 미안한 척이라도, 개혁에 착수하는 척이라도 했어야만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랑에 눈이 멀었던 것인가. 거대 자본과의 불꽃같은 밀월과 국민은 안중에 없는 권위주의적 불통을 자랑으로 여기는 공주님께서는 제대로 된 가슴도, 머리도 갖추고 계시지 못했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이 도무지 21세기인지 긴급조치의 시대인지 알 수가 없다. 국가는 기꺼이 자본의 공범이 되었다.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다
2014년 이 시각, 대한민국은 침몰하고 있다. 노동자는 자살로 내몰리고, 승선객은 물에 빠지며, 시민들은 탄압받고 있다. 그 와중에 저들은 우리더러 그 어떤 목소리도 내지 말고, 그 어떤 행동도 취하지 말라고 한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서 기다렸다가는 익사만이 기다릴 따름이다. 그들만의 왕국에서 그들만의 로맨스에 빠진 자본 왕자와 유신 공주에게, 우리는 국민이 아닌 까닭이다. 우리의 생존을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우리의 목소리를 행동으로써 관철시킬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는 가만히 있기를 거부한다. 우리는 당당히 소리치며 일어나 살아남을 것이다. 우리는 외친다. 삼성 노동자의 최후도, 세월호의 비극도, 결국 이 체제의 책임일 수밖에 없다. 삼성의 책임이며, 박근혜의 책임이며, 자본의 책임이며, 국가의 책임이다. 마땅히 저들이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
자본과 국가에 살인죄를 적용하라!

멈출 수 없는 변혁의 심장
관악 제31대 인문대 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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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

알아서머할래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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