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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이 게재를 거부한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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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에 2013년부터 칼럼을 게재해온 '낯선 과학자' 김우재 씨의 칼럼이 한겨레 편집국의 게재 거부 조치를 받았다고 한다. 김우재 씨는 10년 가까운 한겨레와의 동행을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1988년 창간 독자로서 오랜 시간 내가 애독하던 한겨레의 칼럼 중 하나가 이렇게 사라지는 걸 보노라니 가슴이 먹먹하다.
이 칼럼을 읽어보시길 권한다.
한겨레는 왜 이 칼럼의 게재를 거부했을까?
==================
이준석 너머 김우재 (낯선 과학자)
김영삼은 25세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불과 15년 전, 열린우리당은 소위 ‘탄돌이’라 불리는 386세대 학생 운동권을 대대적으로 공천, 무려 108명의 국회의원을 초선으로 채웠다. 나이로만 따지면, 류호정, 장혜영, 이준석 모두 한국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세대에게 새로운 정치적 경험은 아니다. 정치의 영역에서, 새로움을 가장하기 위해 생물학적 나이를 도용하는 건 낡은 우생학적 전략이다. 젊은 나이가 기존의 기득권과 구별되는 차이로 쉽게 부각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차이가 새로움으로 연결되느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렇게 물으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준석이 만들고 싶은 국가의 모습은 무엇인가. 이명박, 박근혜로 경직된 그 당에 존재하면서 얻는 반사적 이익 외에, 이준석이 정치인으로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추구해온 정치철학은 어떻게 요약할 수 있는가. 각종 방송에서 반대세력과 아군을 따끔하게 비판했던 방송인으로서의 활동 외에, 그만의 정치적 비전은 무엇인가. 상대적으로 젊다는 걸 빼면 기억나는 것이 없다. 이른 나이에 정계에 입문해서 남들보다 정치적 계산이 빠른 정치기술자가 되었다는 것 외에, 이준석을 표현할 단어를 떠올리는 일은 힘들다.
민주당은 더욱 처참하다. 탄돌이 세대에 막혀 정계 진입이 좌절된 70년대생 가운데 살아남은 몇몇 정치인들은 거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386 막내가 됐고, 일찌감치 정치적 경험과 자산을 독차지했던 386세대가 당을 장악하고 그 어떤 혁신적 대안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선거결과와 여론조사를 쳐다보며 계산기만 두들기는 무능한 여당이 되었다. 국민이 만들어준 180석의 염원을 제대로 읽는 국회의원 한 명 없이, 민주당은 서울과 부산을 국민의힘에 어이없이 넘겨주었다. 정권교체를 위해 이준석이라도 껴안으려는 정당과, 국회의원직 유지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정당, 그게 작금의 한국 정치다.
그나마 희망을 보여줘야 할 정의당의 전략은 구걸이다. 아무 이유 없이 청년에게 더 많은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이 구걸의 정치는 여성할당제와는 맥이 다르다. 역사적으로 청년정치가 탄압받은 적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근대 이후 세계의 대부분 국가에서, 청년 정치는 꾸준히 추구되고 실험되었으며 오히려 장려되었다. 문제는 청년 정치를 아무런 맥락 없이 기계적으로 도입하려는 정의당의 현실왜곡에 있다. 류호정과 장혜영의 영입에 얼마나 치열한 정당으로서의 고민이 있었는지 반성하지 못한다면, 청년정의당으로 청년 장사나 하는 정의당엔 희망이 없다.
그나마 사람들이 이준석 열풍에 동의하는 데에는, 그가 지난 10년간 살아온 정치인으로서의 치열한 경험이 녹아 있다. 류호정과 장혜영의 정치엔, 이준석을 비판할 아무런 정당성이 없다. 나이만 비슷할 뿐이다. 최근 방송토론에서 페미니즘 시장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정치인 신지예는, 이준석의 데이터와 치밀한 반론에 막혀 조롱만 당했다. 나이로도, 실력으로도, 진보진영의 청년정치가 이준석 한 명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이 준엄한 사실을, 지금이라도 인정해야 한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정치인과 함께 꿈을 꾸지 못했다. 김대중의 연설을 듣기 위해 여의도에 운집했던 100만의 민중과, 노무현을 위해 저금통을 털었던 그 순수한 사람들의 정치적 열망은, 어느새 모두 진영구도로 환원되어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어쩌면 문재인 정부의 진정한 실패는, 국민과 함께 만들어갈 세상에 대한 꿈을 보여주지 못했다는데서 찾아야 할지 모른다. 그 요란했던 4차산업혁명의 구호와 검찰개혁이라는 이념에 공명한 국민은, 반의 반이 채 되지 못했다. 그 어느때보다 여론을 파악할 데이터가 많은 시대인데도, 청와대는 국민의 희망과 꿈을 읽어내지 못하고 과거와 투쟁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허비했다.
정치는 함께 꾸는 꿈이다. 우리가 꿈꾸어야 할 한국의 모습은 무엇인가. ‘청년’의 정치가 아니라, 더 '젊은' 한국을 만들기 위한 철학을 보고 싶다. 거기에 답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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