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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참전 아프가니스탄과 베트남의 최후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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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1975년 4월 29일, 사이공 함락 직전 남베트남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건물 옥상에 착륙하는 미 해병대 CH-46 시나이트(Sea Knight) 헬리콥터
(아래) 2021년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대사관 건물 옥상에 착륙하는 미 육군 CH-47 치누크(Chinook)

*시나이트와 치누크(또는 시누크)는 같은 시제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사촌 지간. 사이즈 차이만 있는 정도. 시나이트는 약 25명, 치누크는 약 50명 이송 가능
베트남, 아프간 모두 미국이 전략적인 목표를 가지고 군사개입을 했음. 하지만 장기전의 수렁에 빠졌고 내전 상황에서 미국이 지원하는 현지 정부에 군사 지원을 해주는 대신 미 지상군을 철수시킴. 병력을 철수하자마자 바로 현지 정부가 무너지는 일의 반복.
베트남전은 패전을 모르던 미군이 제대로 패배를 경험한 전쟁이라 지금까지 악몽으로 남아있음.
사이공의 미 대사관 옥상에 착륙한 대형 헬리콥터가 허겁지겁 사람들을 태워 피신시키는 장면은 베트남전 패배를 상징하는 이미지라서 아프간의 미 대사관에서 같은 장면이 연출된 것에 미국인들이 큰 충격을 받고 있음.
그래서 바이든의 사이공'(Biden's Saigon)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김.
바이든 대통령은 4달 전 아프간에서의 철군 계획을 발표하며 탈레반은 1년 후에나 반격을 시도할 것이기 때문에 별문제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 그런데 미군이 다 철수하기도 전에 탈레반이 전광석화처럼 수도 카불을 장악함.
그간 미군 수뇌부와 정보당국은 한꺼번에 미군 병력을 철수시키면 탈레반의 장악력이 급속도로 커질 수 있으니 일부 병력은 계속 주둔시키는 것이 낫다고 건의했지만 묵살당함.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GG를 친 상황이니 더는 병력을 계속 놓아둘 이유가 없다고 함. 미 국무부의 공식 입장도 "9.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에 대한 응징은 이미 끝났는데 다른 나라의 내전 상황에 미군이 계속 개입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
미국에게 아프간전은 최장기간 해외 전쟁(20년), 전쟁 비용 약 1조 달러(약 1천1백조 원, 우리나라 약 22년 치 국방비), 미군 사망자 2,300여 명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김.
엄청난 돈과 시간, 그리고 수천 명의 미국 청년들을 희생시켜서 남은 것이 고작 베트남전 데자뷔나 그러면서 미국 여론이 악화하고 있음.
미 대사관 건물 위에 헬리콥터가 착륙해서 사람들을 허겁지겁 대피시키는 장면은 미국인들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는데 그걸 건드린 셈.
왜 트라우마인지 사이공에서의 마지막 철수 작전을 되짚어 보겠음.
끝없이 빠져드는 늪 같은 전쟁을 끝내고자 세 당사자인, 북베트남, 남베트남, 그리고 미국이 1973년 1월 하순, 파리에 모여서 종전 협정에 사인함 (파리협정)
이를 토대로 당시 닉슨 미 대통령이 베트남전 종전 선언 발표.
파리협정의 내용은 남북 베트남 양측의 영토를 인정하고, 선거를 통하여 통일 정부를 구성하며, 60일 안에 모든 미군 철군.
미국은 베트남에서 완전히 철수하기로 협의한 상태였는데 왜 헬리콥터를 동원해서 사람들을 급박하게 실어날라야 했을까?
미국은 군대만 철수하기 시작했을 뿐 남베트남 정부에 대한 지원은 계속함.
마지못해 종언에 동의했던 응우옌반티에우 남베트남 대통령은 미군이 공여한 무기와 물자를 동원해 남베트남에서 활동하는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베트콩)을 박멸하기로 함.
이에 대항해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과 이들을 지원하는 북베트남도 공세에 나섬.
이때 미국 대통령은 닉슨. 종전 협정에도 불구하고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에 군사개입을 한다면 미군을 다시 파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음.
이랬던 닉슨 대통령이 1974년 8월에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하고 리처드 포드 대통령이 승계한 후, 미국 내부 분위기는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공격하더라도 더는 개입하지 말자는 쪽으로 선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1974년 12월에 북베트남군의 공세가 시작됨. 남베트남의 전략 거점들이 하나씩 점령되자 남베트남군이 전체적으로 밀려나며 후퇴를 거듭.
남베트남 장군 출신 응우옌반티에우 대통령은 곳곳에서 전선이 무너지는 것을 확인하고 남은 병력을 모두 수도인 사이공으로 집결시켜 사수하도록 명령을 내림.
하지만 이것은 큰 실수. 전략 거점 지역 사수를 통해 영토 전반을 지켜야 했는데 남베트남 군대를 대거 후방으로 물리는 바람에 영토 대부분을 뺏기는 결과를 초래. 군 지휘체계도 마비되어 최후의 방어선인 사이공에 집결한 병력은 극소수.
북베트남군이 수도 외곽까지 진출하자 응우옌반티에우 대통령 최후의 1인까지 싸우자며 전투를 독려했으나 정작 자신은 미 CIA가 준비해 준 수송기에 15톤의 개인 화물을 싣고 아내 및 두 자녀와 함께 대만으로 몰래 피신(1975년 4월 26일). 대만에서 다시 영국으로 망명했다가 그 후에는 미 정부의 배려로 보스턴에 정착. 2001년에 사망(향년 78세)
대통령 망명 소식이 알려진 1973년 4월 27일의 사이공은 대혼란 그 자체. 언제 수도가 함락될지 모른다는 공포에 필사의 탈출을 감행. 이미 외곽이 포위된 상태라 유일한 탈출로는 해상.
당시 사이공에는 외교관, 대사관 직원, 정보기관 요원과 그 가족 등 약 1,500명의 미국인이 있었음. 문제는 이들에게 협력한 약 5,500명의 베트남인. 사이공 함락 후 이적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미국인 철수대열에 합류하려고 필사적이었음.
월남 패망 관련 영화나 '미스 사이공' 같은 뮤지컬이 담고 있는 장면이 바로 그때 상황.
4월 28일이 되자 미군 라디오 채널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 노래가 계속 반복해서 흘러나옴. 비상탈출계획이 시작되었음을 사이공의 미국인들에게 알리는 신호였음.
수천 명을 인근 항구에 정박하고 있는 미 해군 수송선까지 피신시켜야 하는데 문제는 이동수단.
원래 계획은 가장 큰 수송기인 C-130을 탄손누트 공군기지에 착륙시켜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것이었음. 하지만 공항 일부가 이미 북베트남군에게 장악당했고 남베트남군이 버린 장비와 무기가 활주로 곳곳에 있어서 도저히 착륙 불가.
그래서 대형 헬리콥터를 이용하기로 작전 변경. 크고 작은 미군 헬리콥터 81대가 동원되어 10분마다 미 대사관 주차장과 미국인들이 고립되어 있는 아파트와 기타 건물 옥상에 착륙해서 사람들을 실어나름.
사진 설명에서 사이공의 미 대사관 옥상에 헬리콥터가 착륙한 장면이라고 했는데 정확히는 대사관 인근의 주거 건물 옥상임. 미 대사관에 착륙한 헬리콥터는 대사관 옥상이 아니라 주차장에 착륙했음.
19시간에 걸린 대피작전을 통해 총 7천여 명이 이송됨. 이 무렵 사이공 전 지역은 이미 함락된 상태였음. 상황이 너무 급박해서 베트남인 협력자 450여명은 끝내 대피시키지 못함.
4월 30일 오전 5시 마지막 헬리콥터 편대가 미 대사관 주차장에 착륙해서 미국 대사와 보좌 인력 및 기밀서류를 헬기에 실음. 끝까지 미 대사관 건물 경비를 하던 해병대원 200여 명도 탑승한 후, 마지막 헬리콥터가 떠난 것이 오전 7시 53분.
미국의 실패한 전쟁, 베트남전은 그렇게 막을 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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