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021년 8월 20일) 아침에 이재갑 교수께서 전달해주신 흥미로운 연구 결과. <파이낸셜타임스>에 어제(2021년 8월 19일) 소개된 최신 연구입니다(Are vaccines becoming less effective at preventing Covid infection?).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개발과 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팀이 AZ 백신과 화이자 백신 접종자의 보호 효과(항체 면역)를 확인했습니다(접종 완료자). 그랬더니, 처음에는 화이자가 높은 것처럼 보였지만 4~5개월이 지나고 나서는 화이자의 보호 효과가 계속 하락하다가, 나중에는 오히려 AZ의 보호 효과보다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입니다.

저로서는 그렇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옥스퍼드 대학교 과학자의 해석이 훨씬 흥미로웠습니다. 앞으로 부스터 샷의 종류 등을 고민할 때 아주 중요한 대목이기 때문에 간단히 소개합니다. (기본적인 생명과학 지식은 가지고 있습니다만, 저는 ‘기자’이니 설명이 부족한 대목이 있을 것입니다. 혹시 틀린 대목이 있다면 전공하는 과학자께서 정정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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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화이자 백신의 보호 효과가 AZ 백신과 비교할 때 떨어지는 이유는 그 플랫폼의 특징 때문입니다. 알다시피, 화이자 백신은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는 mRNA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해당 단백질을 유도하는 원리입니다.

그런데 백신으로 몸속에 들어온 mRNA는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딱 들어간 양만큼, 사실은 들어간 양보다 작은 수준으로) 스파이크 단백질을 유도하고 없어집니다. 이 때문에 mRNA 백신은 몸속으로 들여보내는 ‘양’이 중요합니다. 미국, 카타르 등에서 이뤄진 비교에서 화이자 백신보다 모더나 백신의 보호 효과 지속 기간이 긴 것도 이 때문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보다 1회 접종 용량이 3배나 많습니다. 어느 정도는 (임상 시험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전문가 일부가 양이 너무 많다고 걱정했을 정도로 과하게 책정했었죠. 그런데 그런 꼼수가 오히려 신의 한 수가 된 것이죠. 같은 mRNA 백신인데 화이자보다 용량을 3분의 1로 책정한 독일 큐어백이 임상 시험에서 실패한 사정도 설명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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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그렇다면, AZ 백신은 어떨까요? AZ 백신은 mRNA 백신과는 다르게 전달체 아데노 바이러스 안에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 정보가 담긴 DNA를 집어넣어 줍니다. 그렇게 아데노 바이러스를 통해서 우리 몸속 세포의 핵 안으로 들어간 DNA는 평균 1주일 정도 계속해서 스파이크 단백질을 합성하게 됩니다.

즉, AZ 백신이나 얀센 백신은 실제로 몸 안에 넣어주는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스파이크 단백질 합성을 오랫동안 유도합니다. 당연히 면역 반응도 셀 수밖에 없습니다. 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경우에 1차 접종할 때 면역 반응이 훨씬 강렬한 이유도 이런 메커니즘과 연관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더 긴 시간 동안 많은 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노출된 우리 몸의 면역계는 좀 더 오랫동안 지속되는 면역 반응을 유도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화이자 백신의 보호 효과는 떨어지는 반면에 AZ 백신의 면역 효과는 더 오랫동안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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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물론, 옥스퍼드 대학교 과학자도 단순히 항체 면역(중화 항체)이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진다고 해서 화이자 백신이나 AZ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리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긋습니다. 중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 면역(T 세포)이 백신 접종 후에 얼마나 강하게 또 얼마나 오랫동안 힘을 발휘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백신이 유도한 세포 면역이 지금 (항체 면역을 중요하게 따지는) 과학자들 생각보다 훨씬 더 힘이 세고 또 오래 지속될 가능성에 배팅한 과학자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편입니다. 화이자 백신이나 AZ 백신의 보호 효과(항체 면역)가 떨어져서 돌파 감염자가 생기더라도 입원율이나 치명률이 높아지지 않는 것은 그 증거죠.

덧붙이면, 일반적으로 세포 면역은 화이자 백신이나 모더나 백신과 같은 mRNA 백신보다는 AZ 백신이나 얀센 백신 같은 아데노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이 좀 더 낫다는 게 과학자의 중론입니다. 실제로 AZ 백신이 화이자 백신에 비교해서 세포 면역이 좀 더 낫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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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또 다른 대목은 ‘부스터 샷’입니다. 화이자는 돈벌이 때문에 계속해서 같은 화이자 백신의 부스터 샷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부스터 샷이 필요하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습니다.” 더 나아가서 그 부스터 샷은 같은 화이자 백신이 아닌 교차 접종이 훨씬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