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도 작년 언젠가 이런 저런 자료를 찾아보기 전까지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미세먼지에 대해 우리는 여러 가지로 잘못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번 정리해 보았다.

1. 미세먼지는 점점 심해지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아니 완전 반대다. 미세먼지는 80년대가 훨씬 심했고 상당히 개선되었다. 80년대는 총먼지농도를 측정했는데 1984년 210㎍/㎥수준에서 1994년에는 80㎍/㎥이하로 떨어졌다.

이후 측정된 미세먼지농도를 봐도 감소추세가 명확하다. 1994년 78㎍/㎥이던 미세먼지(PM10)는 2012년 41㎍/㎥로 저점을 찍은 후 횡보하면서 2017년 44㎍/㎥ 수준이다. 초미세먼지의(PM2.5) 경우도 측정을 시작한 2002년 40㎍/㎥수준에서 2017년 25㎍/㎥으로 줄어들었다. 즉 미세먼지가 증가했다기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면서 미세먼지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2. 중국은 정말 아무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일까?

이 또한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나름 매우 노력하고 있어 실제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 18년 3월에 나온 미국 시카고 대학 에너지정책연구소(EPIC)의 '중국이 오염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나?'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주요도시의 미세먼지가 상당히 감소했다고 한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전역의 미세먼지(PM2.5)가 4년 동안 평균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중국 정부는 13년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약 2700억 달러(약 287조5000억 원)를 투자해 난방 제한, 석탄 공장 폐쇄 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왔다.

우리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이 중국에 있기 때문에 중국이 밉긴 하지만 그들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하다. 자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다. 더욱 노력해야겠지만 중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 우리만 죽게 생겼다는 식은 다소 오해가 있다.

3. 중국과 미세먼지 관련 협력을 하고 있는가.

아무리 미세먼지가 줄고 중국도 감소 노력을 하고 있더라도 아직 미세먼지는 심하고 중국이 그 주요 원인은 것은 분명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중국발 미세먼지는 평상시 30~50%, 지금 같은 고농도 발생시 60~80% 정도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다.

그렇다면 중국과 어떤 협조를 하고 있는가. 환경부는 중국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현재 과학적 원인 규명과 정보 공유 협력, 환경협력 인프라 구축, 정책협력 강화라는 3가지 측면으로 중국과 협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성과들이 명확하게 나온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다각적인 부분에서 상호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4. 중국은 미세먼지가 최근 많이 줄었는데 우리 왜 계속 감소하지 않는가.

실제 12년 저점 이후 중국발 먼지 감소와 정부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농도가 약간 증가한 상태다. 이 때문에 국내 초미세먼지의 원인이 중국과는 별개라는 의문이 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17년 한미 공동 조사 연구가 있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12년 이후 약간 증가 또는 횡보를 보이는 이유는 바로 바람 때문이었다. 12년 이후 바람의 감소로 인해 중국 원인의 감소에도 미세먼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실제 기존 수준의 바람이 있다는 전제로 계산한 결과 중국의 미세먼지 감서와 더불어 국내의 미세먼지도 차츰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5. 중국이 원인인데 왜 국내 저감 대책을 강화하는가.

분명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은 중국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초미세먼지는 농도가 높을수록 몸에 해롭지만 또한 어떤 종류냐도 매우 중요하다. 미세먼지는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을수록 독성이 심하다. 결론적으로 디젤엔진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의 독성이 가장 강하다. 이를 10이라고 할 때 가솔린 배출 초미세먼지는 4.16이고 석탄 연소 유래 초미세먼지는 1.12로 디젤유래의 1/10수준이다. 이에 비해 황사에 포함된 단순 사막 먼지는 0.00075밖에 안 된다.

중국에서 유래된 초미세먼지의 구체적인 성분별 농도는 확인되어 있지 않았다. 따라서 국내 발생 초미세먼지를 감소시키기 위한 노력은 그것대로 매우 중요하다. 특히 가장 독성이 강한 디젤엔진 유래 초미세 먼지를 배출하는 노후 경유 차량을 감소시키거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 차량 운행을 자제시키는 것은 초미세먼지에 의한 전반적인 독성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결과적으로 조금이라도 나와 나의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따라서 이런 국내 경감조치가 별 거 아닌 것처럼 무시하거나 폄하는 것은 옳은 판단이 아니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그것대로 우리내부 미세먼지는 또 그것대로 지속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이 글은 미세먼지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여러 언론(특히 SBS)을 정리한 내용이다. 초미세먼지 경감을 위한 노력은 단지 정부나 지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건강과 직결된 내용이다. 좀 더 적극적인 협조와 이해가 필요하다.

참고
SBS 뉴스 [취재파일] 예전에는 미세먼지 없었다?…80~90년대는 더 심했다.
노컷 뉴스 [팩트체크]중국 미세먼지가 줄었는데 왜 한국은 안줄까?
SBS 뉴스 [취재파일] 중국과 미세먼지 협력…당국은 뭘 하고 있을까?
허프포스트 중국이 대기오염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다
SBS 뉴스 [취재파일] "서울 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나온 것"…진실은?
SBS 뉴스 [취재파일] 중국발 미세먼지와 국내 발생 미세먼지, 어느 것이 더 해로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