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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너희는 죽으면 야스쿠니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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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죽으면 야스쿠니에 간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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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즈이카쿠 갑판에서 만세를 외치는 수병들
[오월의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너희는 죽으면 야스쿠니에 모셔질 수 있으니까'라고 말해요. 이제 죽으면 신이 될 수 있다는 말이죠. 야스쿠니신사라는 것은, 그러니까 이제 안심하고 죽으러 가라는 것입니다."

일본 해군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기시 우이치 씨가 한 말이다. 그는  131 항공대 소속이었다. 미국과의 전쟁에서 전황이 불리해지자 자살 공격을 명령받은 부대였다.

일본 오사카공립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광홍 씨가 쓴 '너희는 죽으면 야스쿠니에 간다'(오월의봄)는 일본 제국주의 시대, 수많은 젊은이가 왜 자살 공격에 나섰는지를 조명한 책이다.

전쟁에 참여했던 일본 군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대 젊은이들의 생각과 자살특공대원들의 심리를 파헤쳤다. 저자는 자신의 석사 논문을 토대로 책 전체 내용을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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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항공모함 에섹스로 돌진하는 일본 특공기
[오월의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책에 따르면 일본군이 자살 공격에 처음 나선 건  1944 년  10 월 레이테만해전에서였다. 일본군은 '필리핀을 빼앗기면 일본은 말라 죽고 만다'는 절박함에 총력전에 나섰다. 하지만 제공권을 빼앗긴 상태에서 해전은 무의미했다. 일본 항공모함 '즈이카쿠'는  130 기에 달하는 미군 전투기의 공격 속에 침몰했다. 일본 수병들이 할 수 있었던 건 침몰하는 배 갑판 위에서 만세를 외치는 저항뿐이었다.

즈이가쿠가 침몰한 다음 날 이른바 가미카제(神風)가 역사상 처음 등장했다. 이후 일본군은 인간어뢰라 불린 카이텐(回天), 자폭 보트인 신요(震洋) 부대를 잇달아 선보였다. 이들은 모두 적진을 향해 돌격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자살특공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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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폭보트 신요
[오월의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총력전 안에서 젊은이들은 하나의 인간이 아니라 전쟁의 부속품으로 전락했다. 사상은 철저히 통제됐고, 개인의식은 집단의식 속에 매몰됐다. 죽음이 임박했다는 두려움조차 표출할 수 없었다.

매일 계속되는 구타, 천황의 신민이라는 정신 교육, 신문과 라디오 방송을 도배했던 '일억총옥쇄', '일억총특공' 같은 자살 특공을 촉구하는 구호들 속에 젊은이들은 인간 폭탄이 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살아서 돌아온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어요. 젊었을 때는. 그래서 지금 생각해보면 바보 같은 생각을 했었구나 싶은데. 음. 교육에 많이 좌우되는 것이네요. 교육이란 게 그만큼 무서운 거라고요."(기시 우이치)

"어쨌든 나 자신은 죽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저항감이고 뭐고 그런 식으로 이미 다 정해져 있었으니까요."(히로토 아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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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공대 앞에서 훈시하는 오니시 다키지로
[오월의 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결과는 끔찍했다. 육·해군을 합쳐 5천 명의 장병들이 특공에 출동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  10 대 중반에서  20 대에 이르는 소년과 청년들이었다. 일본 제국 지도부는 어린 청춘들을 자살로 내몰고도 책임지지 않았다. 이들은 전범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가미카제 공격을 지휘한 오니시 다키지로는 항복에 반대해 자살했다. 특공 병기 도입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쿠로시마 카메토는 전후 공직에서 추방됐다가 이후 기업체 임원으로 안락한 여생을 보냈다. 다른 관계자들 역시 '특공은 자발적인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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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에 투입된 소년병들
[오월의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책은 생존한 참전군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주입된 이데올로기의 위력과 전쟁의 참상을 건조한 문체로 전한다. 또한, 천황 중심의 이데올로기뿐만 아니라 사회주의, 무정부주의, 조선 독립론과 같은 '위험한 사상'을 걸러내는 사상통제를 통해서도 일본의 국체 사상이 형성됐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제국 일본은 국체 사상을 기반으로 한 국가·민족 정체성을 개인에게 주입했고, 이는 죽음의 운명공동체를 전제로 한 국민 의식의 형성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256 쪽. 1만6천 5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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