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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평) 어이없는 재난영화 문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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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폴(Moon Fall)

재난 영화는 그야말로 '뻔할 뻔' 자지만, 그럼에도 나오면 봐 줘야 합니다. 가지각색 기발한 방법으로 생겨난, 하지만, 피할 길 없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파멸. 잘난 체는 있는대로 했지만, 멸망을 그저 무력한 모습으로 마주치고만 있어야 하는 비루한 인간. 그 속에서 벌어지는 온갖 인간 군상과 또 군상의 모습.
거기에는 물론 가족애며 인류애와 거룩한 희생을 노래하는 인간 찬가가, 파멸 앞에서 있는 그대로 드러낸 날 짐승같은 추악한 본능이, 무력하기 짝이 없는 종교와 하찮기 비할 데 없는 사회 갈등이 뒤섞였습니다. 이 통렬한 자아비판 보는 맛에라도 재난 영화를 보죠.
자. 이 영화의 소재는 달입니다. 휘영청 아름드리 밝은 달, 하지만, 가끔 보면 섬찟한 기분을 들게 하는 달. 여러분 그것 아십니까? 우리는 평생 달의 '한쪽 면'만 보고 있다는 것? 그것 아십니까? 어쩔 땐 달이 유난히 크게 보인다는 것? 어쩌면 달은 부지불식간에 지구로 돌진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과거에 공룡을 멸망시킨 것은, 직경이 10km 남짓한 크기의 운석이 지구에 충돌했기 때문이랍니다. 달의 직경은 무려 3,000km가 넘죠. 그렇다면, 대체 어느 정도로 절망스러운 상황이 벌어질까요?
이런 종류의 재난 영화 하면 저는 으레, 지구로 돌진하는 혜성을 다룬 1998년작 '아마겟돈', 그리고 지구의 축이 틀어져 생명체가 멸망한다는 내용의 2009년작 '2012'가 생각나더군요. 이 영화의 소재인 달은 아마겟돈의 혜성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2012보다 더욱 현실감 있고 공포스러운 소재입니다. 그러니 기대할 수밖에요.
문제는, 이 기대가 와르르 무너지는 데 단 30분밖에 걸리지 않는 점입니다. 더 큰 문제는, 초반에 무너진 기대가 중반에는 허탈함이 되고, 후반에는 헛웃음이 되는 점이에요.
그냥 이 영화는 모든 것이 엉망입니다. 먼저 우리가 재난 영화에서 기대하는 장면들이 여러모로 빈약해요. 아까 말하는 것을 깜박했는데, 재난 영화의 묘미 중 하나는 화려하게 박살이 나는 인류 문명을 보며 느끼는 묘한 쾌감(?)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의 그것은 어째선지 밋밋해요. CG도 어색하고, 재난의 규모는 심지어 영화 2012의 그것보다 작게 보입니다. 아이맥스 스크린에서 봤는데도요.
더 큰 문제는, 영화 전체에 논리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사실 재난 영화에 논리를 엄격하게 들이댈 일은 아니에요. 그럼 재난 영화 못 만들죠. 하지만, 이 영화는 도를 넘을 정도로 논리가 빈약합니다.
이 영화에서 달이 지구로 떨어지는 원인은 정말 놀랍게도 '음모론', 그리고 웃음이 나올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SF 설정'입니다. 음모론까지는 어찌어찌 참아도, 종반부터 나오는 SF 설정은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헛웃음이 나오는 순간, 이 영화의 논리는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멍할 정돕니다. 수천년 간 수학을 연구한 박사가, 이제 갓 사칙연산을 배운 초등학생한테 방정식을 어떻게 푸냐고 물어보는 것이 말이 될까요? 어머나. 이 영화는 말이 된다네요. 영화 아마겟돈도 솔직히 논리가 튼튼한 작품은 아니었는데, 이 영화에 비하면 선녀(?)로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캐릭터도 하나같이 매력이 없습니다. 매력도 없고 썰렁한 화장실 유머를 남발하는 몇몇 캐릭터는 정말 보고 있기 괴로울 정도에요.
이처럼 많은 것이 엉망인데, 여기에 재난 영화의 공식인 가족애와 인간 찬가까지 비집어 넣으려다보니, 영화가 중구난방 잡탕이 돼 버렸습니다. 등장 인물들이 고난에 빠지는 장면이 금방금방 휙휙 지나가는데, 장면이 바뀌면 얼렁뚱땅 바로 해결됩니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다 해결해주듯. 그러니 긴장이 없습니다. 으레 알아서 잘 되겠지, 잘 살겠지 싶어요. 더 큰 문제는, 그 보이지 않는 손이......
어이가 없어서 비판만 했네요. 그런데, 정말 저는 이 영화의 장점을 소개 못하겠어요. 재미있게 보실 분들도 분명 계실 것이기에 일단 점수를 4점은 줍니다만, 제 마음 속 점수는 3점이나 2점입니다.
보시려면 그냥 일반관에서 조조로 보세요. 추석이나 연말 특선 영화로 보더라도 실망할 겁니다. 차라리 아마겟돈, 아니다, 2012를 보세요......아니 어떻게 감독은 15년 전보다 퇴보할 수 있는거죠;;?사실 우려 섞인 짐작은 했습니다. 영화 시작할 때 관계사 목록 보자마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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